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커머스 사업 만년 적자에 칼을 빼들었다. 인사시즌과 무관한 시기에 SSG닷컴 CEO에는 신세계맨을, G마켓 CEO에는 경쟁사 출신 외부 인사를 앉히며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정 회장이 낙점한 이들에게 적자탈출이라는 중책이 맡겨졌다.
5일 데이터뉴스가 이마트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SSG닷컴과 G마켓의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SSG닷컴은 출범 첫 해인 2019년 8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을 시작으로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2021년부터 3년간 매년 10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냈다. 5년간 누적적자는 4509억 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도 139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마켓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2021년 3조4000억 원에 인수한 지마켓(이베이코리아)은 2022년과 지난해를 합쳐 97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이커머스 부문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용진 회장은 해법의 하나로 고강도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달 19일 SSG닷컴은 신세계 출신인 최훈학 신임 대표이사를, 지마켓은 해외 이커머스에서 경험을 쌓은 정형권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정형권 지마켓 신임 대표는 중국 쇼핑몰 알리바바익스프레스 운영사 알리바바그룹과 쿠팡을 거쳤다.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 쿠팡 재무임원 등을 두루 맡았다. 신세계그룹은 해외 이커머스·핀테크 업계를 거친 정 신임 대표가 지마켓의 체질개선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최훈학 SSG닷컴 신임 대표는 20년 이상 신세계그룹에 몸담은 인물이다. 2000년 신세계에 입사해 이마트 마케팅 담당, SSG닷컴 영업본부장을 맡았다.
이들 두 신임 대표는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SSG닷컴과 지마켓을 실적을 반등시켜야 하는 특명을 받았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위기에 놓였다. 이마트는 지난해 사상 첫 영업손실을 냈고, 이커머스 사업은 기약 없는 적자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타개하고 신성장동력과 본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CJ그룹과 손잡고 유통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SSG닷컴의 김포와 오포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매각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물류 부담을 줄이고, CJ대한통운은 물동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정용진 회장은 지난 3월 18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 후 신상필벌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4월 취임한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를 한 달만에 바꾼데 이어 이번에 지마켓과 SSG닷컴의 대표도 교체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