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보험·증권·카드 계열사가 순이익을 3300억 원 늘리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18일 데이터뉴스가 KB금융지주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역대 최대인 5조78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5%(4830억 원) 증가했다.
KB금융은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5조 클럽에 가입하며 신한금융과의 리딩금융 자존심 싸움에서도 우위를 이어갔다.
최근 3년간의 추이를 보면, 신한금융이 2022년 4조4460억 원으로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3년 KB금융이 4조5950억 원으로 선두를 탈환했다. 당시 두 금융지주의 순이익 차이는 2270억 원이었다.
K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을 대폭 끌어올리며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신한금융과의 순이익 차이를 5600억 원으로 늘렸다.
KB금융 비은행 계열사들이 신한금융과 격차를 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KB금융은 KB손해보험을 앞세워 비은행 계열사 비중을 늘려왔다. 은행은 금리에 따라 순이익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어 금융그룹들은 비은행 계열사들의 비중을 늘리는 데 힘쓰고 있다.
KB손해보험은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839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건강보험 상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7529억 원) 대비 11.5% 증가했다. 10개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단순합계 2조2675억 원)의 37.0%가 KB손해보험에서 나왔다.
다른 비은행 계열사들도 순이익을 늘렸다.
KB증권은 2023년 3896억 원에서 2024년 5857억 원으로 50.3% 늘었다.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 세일즈, 트레이딩 등 전 부문에서 고르게 성과를 냈다.
KB국민카드와 KB라이프생명, KB캐피탈은 지난해 각각 4027억 원, 2694억 원, 222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각각 전년 대비 14.7%, 5.2%, 19.0% 늘었다.
반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가장 많은 순이익을 올리는 신한카드의 부진이 뼈아팠다. 2023년 6206억 원에서 2024년 5721억 원으로 7.8% 줄었다. 희망퇴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증가, 이자비용 확대 등이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신한카드는 전업카드사 1위 자리도 삼성카드에 내줬다.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신한캐피탈도 전년 대비 61.5% 감소한 1169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부동산 시장 악화와 대손비용 증가 탓이다. KB캐피탈이 지난해 순이익을 19.0% 늘린 것과 대비된다.
신한금융 비은행 계열사 중 신한라이프와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을 늘렸다.
신한라이프는 이자·배당 수익 증가로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순이익은 5284억 원으로, 전년(4724억 원) 대비 11.9% 증가했다. 신한투자증권도 23.0% 증가한 2458억 원을 기록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지난해 3조7388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3위를 지켰다. 우리금융은 3조850억 원으로 전년(2조5060억 원) 대비 23.1% 증가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