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이 적자폭을 줄여가고 있다. 이 회사는 출범 5년이 넘도록 흑자를 내지 못한 채 만성 적자 구조에 빠져 있는 상태인데, 박익진 대표 취임후 수익성에 변화가 감지된다. 올 상반기에는 적자폭을 크게 줄임으로써 수익성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2일 데이터뉴스가 롯데쇼핑의 실적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롯데온의 영업손실은 170억 원으로, 전년 동기(423억 원) 대비 적자폭이 절반 이상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2020년 통합 출범 이후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한 채 누적 손실은 약 5500억 원에 달한다.
박익진 대표는 한국씨티은행 카드사업본부 최고재무책임자와 ING생명 마케팅 본부장, MBK 롯데카드 마케팅디지털 부사장을 거쳐 롯데온 대표로 선임됐다. 그는 금융권과 마케팅 분야를 아우른 경영전문가로 꼽히며, 취임 당시 롯데온의 수익성 개선이 핵심 과제로 주어졌다.
하지만 실적 개선 속도는 더디다. 롯데온은 출범 초기인 2019년 매출 1900억 원, 영업손실 560억 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적자를 이어왔다. 2021년에는 손실이 1558억 원까지 확대됐고, 2022년 1559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박 대표는 수장에 오른 뒤 손익 관리에 초점을 맞추며 적자 폭을 줄였다. 2024년 매출은 1198억 원, 영업손실은 6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손실을 약 20% 줄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548억 원, 영업손실 170억 원으로 전년 동기(423억 원) 대비 적자폭을 절반 이하로 축소했다.
적자 규모는 줄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하며 ‘적자 구조 탈피’ 과제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롯데온은 2020년 롯데의 7개 온라인몰을 통합해 출범했지만, IT 인프라 안정화와 물류 효율화 지연, 브랜드 경쟁력 약화 등으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경쟁사 쿠팡은 로켓배송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고, SSG닷컴은 신세계그룹의 온·오프라인 통합전략을 통해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G마켓은 최근 알리바바와의 협력으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며 공격적으로 판을 키우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온의 실적 부진이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내 시너지 부족과 차별화된 서비스 부재로 인해 플랫폼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올해 연말 인사에서 박 대표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적자 폭을 줄이며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의 체감 성과가 미미한 만큼 롯데그룹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