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장수 CEO가 유독 많은 증권업계에서도 경영실적의 명암은 크게 엇갈린다. 증권시장 활황에 힘임어 대부분의 증권사가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만 홀로 실적이 감소해 주목된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고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업계에서 8년 이상 최고경영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을 비롯해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 등 5명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CEO 교체가 잦은 증권업계에서 장수 CEO로 불리며 최소 8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기업을 이끌고 있다.
특히 장수 CEO의 대부분은 올해 1분기 개선된 경영 실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는데 그 중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만 홀로 적자를 기록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고 사장은 1958년생으로 성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인물이다. 1982년 동양투자금융으로 입사했으며 1991년 노무라증권 이사, 2000년 SG증권 한국대표, 2003년 동부증권 부사장 등을 역임하다가 지난 2010년 동부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고 사장은 올해 3월 다시 연임에 성공하면서 8년차 장수 CEO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하지만 고 사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경영 실적 탓이다. 동부증권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년 전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2014년 1분기 106억 4200만 원이었던 동부증권의 영업이익은 2015년 441억9800만 원으로 315.32%나 증가했다가 2016년 1분기 4억4300만 원으로 하락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마이너스 123억8600만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한 상태다.
당기순이익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4년 1분기 69억1700만 원이던 당기순이익은 2015년 505억600만 원으로 늘어났다가 2016년 5억2300만 원, 2017년 마이너스 101억2300만 원을 기록했다.
2년 전보다 영업이익은 128.02%, 당기순이익은 120.04%나 감소한 셈이다.
증권 시장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동부증권의 실적 부진은 대우조선해양 사태 영향이 가장 크다. 동부증권은 200억 원(액면가)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140억 원에 달하는 대손충담금을 쌓으면서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타 장수 CEO와 비교하면 고 사장의 경영 실적 악화는 더욱 뼈아프다.
올해로 취임 11년차를 맞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2017년 1분기 영업이익 1753억2200만 원, 당기순이익 1432억2900만 원을 기록하면서 2년 전 동기(영업이익 1323억1600만 원, 당기순이익1104억7600만 원)보다 각각 32.50%, 29.65% 증가했다.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178억4200만 원→221억300만 원)은 23.88%, 당기순이익(152억8200만 원→179억7200만 원) 17.60% 증가했으며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역시 영업이익(441억9800만 원→1002억7800만 원) 126.88%, 당기순이익(505억600만 원→789억3400만 원) 56.29% 늘어났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이익(545억5600만 원)은 지난 2015년 1분기(602억9900만 원)에 비해 9.52% 감소했으나 당기순이익은 2015년 1분기450억 3500만 원, 2016년 1분기 483억7700만 원, 2017년 1분기 517억4400만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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