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 수주 늘면서 부채비율도 덩달아 상승

6월 말 291.9%, 최근 5년 중 최고…상장 중견건설사 7사 중 두 번째로 높아


중견건설업체 한라의 재무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부채비율은 291.9%까지 치솟으며, 상장 중견건설사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라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의 6월 말(개별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은 291.9%로 집계됐다. 6월 말 기준으로 2018년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다.

부채비율은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대표적인 기업의 재무건전성 지표로 활용된다. 통상적으로 100% 미만이면 안정적이라고 평가하지만, 건설업체는 업계 특성상 타 업종 대비 부채비율이 높아, 200%까지도 안정적이라고 본다.

현재 한라의 수장을 맡고 있는 이석민 대표는 지난 2019년 3월 취임했다. 이 대표는 1957년생으로,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대우그룹을 거쳐 1993년 만도기계에 입사했다. 이후 1995년 한라그룹 비서실장, 2003년 한라건설 기획실장, 2008년 만도 부사장, 2013년 한라그룹 한라인재개발원 원장 등 그룹 내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2018년 11월 한라홀딩스 대표로 선임됐으나, 박철홍 전 사장의 임기만료로 2019년 3월 한라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대표는 한라그룹 비서실장 시절 정몽원 회장을 보좌했으며, 경영난으로 매각했던 자동차 부품 계열사 만도를 2008년 되찾을 때 인수합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정 회장의 '복심'으로 알려져 있다.

한라의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이 대표 취임 전후로 증감 추이가 극명하게 갈렸다. 

이 대표 취임 전 꾸준히 감소세를 그려왔던 부채비율이 이 대표 취임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그렸다.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016년 275.7%에서 2017년 230.5%, 2018년 214.1%로 61.6%포인트 감소했었다. 하지만, 이 대표 취임 직후인 2019년 부채비율이 277.6%로 집계되며, 전년 대비 63.5%포인트 상승한 후 올해도 악화세를 이었다.

특히, 올해 6월 말 기준 부채비율(291.9%)은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로 조사됐다. 유일하게 290%대를 기록했다. 개선세를 그리던 2016년 6월 말(275.7%)과 16.2%포인트, 부채비율이 가장 낮았던 2018년 6월 말(214.1%)과 77.8%포인트씩의 격차가 나타났다.

6월 말 기준 부채 규모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년 7683억 원으로 집계됐던 부채 규모는 2019년 8639억 원, 2020년 9673억 원으로 2년 새 25.9% 증가하며 9000억 원대에 올라섰다. 자본 규모는 3314억 원으로 집계되며, 2년 전(3589억 원) 대비 7.7% 감소했다.

한라의 부채비율은 상장기준 중견건설사 7개 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7개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210.0%)과는 81.9%포인트의 격차가 나타났다. 또한,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아이에스동서(140.2%) 대비로는 151.7%포인트 높다.

부채비율 상승에 대해 한라 관계자는 "이석민 대표 취임 이후 경영정상화를 위해 수주 등을 늘린 영향"이라며 "향후 실적 개선을 통해 재무건전성 과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롱글로벌은 상장 중견건설사 중 부채비율이 가장 높았다. 코오롱글로벌의 올해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308.5%로 집계됐다. 다만, 전년 동기(380.1%) 대비 71.6%포인트 감소하며 큰 폭 개선을 이뤄냈다. 이에 따라, 중견 건설사 가운데 재무건전성이 가장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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