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챗봇 1등 넘어 클라우드 타고 해외로 간다”

[인터뷰] AI 챗봇 선두주자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

▲강용성 대표가 이끄는 와이즈넛은 검색SW에 이어 AI 챗봇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 300억 원을 달성하는 등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 사진=와이즈넛


와이즈넛은 2000년 설립해 21년간 언어처리기술 기반의 검색 소프트웨어(SW)에서 인공지능(AI) 챗봇까지 기술혁신과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4000여 개 고객사를 확보한 국내 대표 SW 기업이다. 이 회사는 챗봇 및 검색SW 시장 선두를 바탕으로 매출 200억 원을 넘은지 4년 만인 지난해 매출 300억 원을 달성하는 빠른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다. 2013년 수장에 올라 8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강용성 대표는 와이즈넛의 성장을 주도하면서 챗봇 분야 리딩기업으로 자리잡게 했다. 강용성 대표를 만나 최근 급성장한 챗봇 시장의 변화와 와이즈넛의 발전방향을 들었다.

와이즈넛은 지난해 매출 300억 원, 영업이익 45억 원, 당기순이익 66억 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에 비해 8.3%, 12.2%, 91.4% 증가한 수치다. 와이즈넛은 특히 두 자리 수 영업이익률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여 더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의 실적 증가를 견인한 것은 검색 소프트웨어(SW)와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솔루션 ‘와이즈 아이챗(WISE iChat)’이다.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는 “검색엔진이 꾸준히 판매되는 가운데 챗봇이 최근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경쟁사 중에 가장 먼저 매출 300억 원을 달성한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선두에서 새로운 실적 기록을 세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와이즈넛은 20년 이상 검색엔진 시장을 주도해왔고, 국내 챗봇 도입 초기부터 뛰어들어 가장 많은 구축사례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수많은 혁신기술과 노하우는 이 회사의 큰 자산이다. 

강용성 대표는 챗봇 분야 경쟁사들과 비교해 와이즈넛만의 강점이 검색 원천기술을 모두 갖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와이즈넛은 20년 넘게 사람들의 질문에 답을 찾아주는 일을 했다”며 “검색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주는 것이고, 챗봇은 질문에 답을 찾아주는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결국 매커니즘이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색 원천기술을 모두 갖고 있고 검색 관련 경험이 많아 와이즈넛의 기술 상당수가 대화형(conversational) AI를 구축하는데 요긴하다”며 “우리가 가진 기술을 조합해 고객의 목적에 맞는 챗봇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경쟁사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우리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또 “검색엔진 원천기술을 가진 회사들은 우리가 챗봇 사업을 하면서 경험한 시행착오를 아직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챗봇 사업에 뛰어들어도 격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와이즈넛의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솔루션 ‘와이즈 아이챗(WISE iChat)’의 대화형(질의 응답) 프로세스 / 자료=와이즈넛


▲와이즈넛의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솔루션 ‘와이즈 아이챗(WISE iChat)’의 기반 기술 / 자료=와이즈넛


챗봇 분야는 시장 형성 초기와 비교하면 고객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국내에 처음 챗봇이 소개됐을 때 챗봇이 만능이기를 바랐다면, 지금은 현실적으로 챗봇이 사람의 일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어떻게 업무효율을 높일 것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강용성 대표는 “챗봇이 고객센터 상담자의 역할을 100% 대체해주지는 못한다”며 “예를 들어 보험 상담센터의 경우 지점 위치, 근무시간, 공인인증서 등록법, 온라인 계좌 개설방법 등 일상적인 문의가 절반을 넘는데, 보험 전문가가 이 같은 문의에서 벗어나 전문적이고 생산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챗봇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와이즈넛은 2016년 대신증권을 시작으로 서울시, 한국전력, 신한은행, LG유플러스, 농협중앙회 등 180여개 챗봇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고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시해 고객들의 챗봇 도입 만족도를 높인다.

병무청의 경우 와이즈넛이 구축한 민원신청 챗봇 ‘아라’를 통해 대민 지능형 서비스를 구현했다. 민원상담의 71%가 단순 병역정보 안내에 집중됐던 병무청은 챗봇을 도입한 뒤 전문상담원이 복잡한 상담이나 불만 고객 응대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상담 서비스 품질을 높였다. 

서울시 역시 챗봇이 상당수의 민원을 맡으면서 상담원의 업무가 감소했고, 민원 대기시간이 줄어 고객 만족도가 높아졌다. 

대고객 상담 챗봇 ‘쏠메이트 오로라’를 운영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직원용 업무 상담봇 ‘몰리’를 통해 내부 업무효율도 높이고 있다. 지능형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몰리를 통해 24만 여 건의 업무 지원이 이뤄지면서 신한은행은 4만4000시간의 업무절감 효과를 얻었다. 신한은행은 내부 업무용 챗봇으로 대한민국 혁신대상(서비스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전기, 한국남부발전 등 다른 여러 기업도 사내 업무 자동화 챗봇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강용성 대표는 이처럼 최근 내부 업무용 챗봇이 확산되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회사생활을 떠올려보면 직원들이 업무에 필요한 내용을 선배나 동료에게 물어보고 배우는데 생각보다 엄청난 시간을 쓴다”며 “직원들이 뻔하고 반복적인 질문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게 챗봇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구 감소 추세로 볼 때) 10년 쯤 지나면 일할 수 있는 사람 수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직원에게 매뉴얼을 알려주고 각종 지원을 할 수 있는 내부 업무용 챗봇이 점점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와이즈넛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클라우드로의 전환이다. 와이즈넛은 서비스형 챗봇 ‘현명한 앤서니(WISE Answerny)’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주력은 구축형(On-premise) 솔루션이다. 

강용성 대표는 “우리의 모든 솔루션을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이즈넛은 또 올해 ‘서치 포뮬러원(Search Formula-1)’ V7을 선보인다. 서치 포뮬러1은 국산 검색엔진 1세대인 와이즈넛의 검색기술에 AI 비즈니스를 적용해 초대형 빅데이터에 최적화한 AI 검색 솔루션이다. 이 제품은 기업의 다양한 환경과 요구에 따라 검색 결과의 세부 조정이 가능하고, 각종 분석 솔루션과 연동이 쉽다.

와이즈넛은 또 양질의 대용량 말뭉치를 분석하고, 사전학습 언어모델과 데이터 전처리 과정을 거쳐 다양한 언어 처리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한 차세대 AI 기계독해(MRC) 솔루션 ‘와이즈 LM(WISE LM)’도 선보인다.

와이즈넛이 추진하고 있는 또 하나의 변화는 해외시장 공략 본격화다. 이는 와이즈넛 솔루션의 클라우드 전환과도 맞닿아있다.

강용성 대표는 “그동안 국내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해외시장을 겨냥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도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해외에 진출하면 어느 지역을 타깃으로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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