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영토 확장 속도 …비보험사 인수로 업황부진 뚫는다

1분기 당기순이익 59.4% 늘었지만 손보사 증가율 못미쳐…자본 확충으로 지주사 전환 가속도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과 사업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자본 확충은 물론 비보험사의 인수, 카카오페이손해보험사 지분 인수도 검토 중이다. 

교보생명의 이같은 전략은 고령화와 저출산 시대에 생명보험의 성장 한계와 수익성 악화가 지속된떼 따른 것이다. 비 생명보험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다.

2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교보생명의 1분기 당기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3226억 원에서 올해 5142억 원으로 59.4% 증가했다. 

올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보험서비스이익 상승 등에 영향을 받았다. 또, 지난해 대비 금리하락에 따른 금융상품 평가이익 증가의 영향으로 자산운용률이 늘었다. 올 3월 말 98.43%로 전년 동기(97.22%) 대비 1.21%p 증가했다.

생보사들은 고객의 보험료를 받아 채권종목(국채나 기업채 등)을 비롯한 주식, 부동산,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 운용해 수익을 창출한다. 

다만, 국내 생명보험 업황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라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실제로도 IFSR17 도입 전인 2022년까지 교보생명의 당기순이익은 하향세를 그리고 있었다. 2013년엔 3961억 원에서 2019년 6675억 원까지 들쑥날쑥하다가 2020년(4778억 원)부터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22년엔 5012억 원을 기록했다. 


5대 생보사(삼성·한화·교보·신한·농협)와 손보사(삼성·DB·메리츠·KB·현대)의 순이익 추이 또한 확연하다. 한때 손해보험사보다 거둬들이는 수익이 많았던 생명보험사는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번 IFRS17 도입으로도 손해보험사의 순이익을 따라잡지 못해 우위를 점하는 건 손보사일 것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이로 인해 교보생명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중이다. 비보험사 인수가 대표적이다. 신창재 회장은 지난 4월 "금융지주사로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비보험사 위주로 M&A를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손해보험사 등에도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비보험사인 전 파빌리온자산운용(현 교보AIM자산운용)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신 회장은 “파빌리온자산운용 인수가 1호 신호탄"이라며 "앞으로 비보험사를 추가하며 교보그룹의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또한 수익성 강화와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한 것이다. 2005년부터 지주사 전환을 염두해 두고 있었지만 업황 악화가 가속화되자 빠르게 실행에 옮기는 모습이다. 

연내 1조2000억 원 규모의 자본도 확충할 계획이다.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자본을 확충해두는 것이 이롭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2일 교보생명은 5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3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4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4260억 원의 자금을 모집하며 증액했다. 

AXA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지속적으로 손보사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5월,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인수를 위해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경영권 양도에 대한 검토는 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지분인수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사는 지난 23일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함께 악사손해보험 공동 인수를 추진한다고 보도됐다. 교보생명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모두 검토된 바가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IB업계에서는 계속 교보생명의 손해보험 인수 등의 내용이 거론되고 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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