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7년 만에
‘서든데스’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룹 회장의 엄중한 상황 인식이 표면화되면서 연말 임원인사에서 실적에 따라 CEO 교체폭이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데이터뉴스가 SK그룹 상장사 CEO 24명의 사내이사 임기를 분석한 결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 황일문 SK렌터카 대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대표이사는 사내이사 가운데 선임이 되기 때문에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 대표이사 자리 또한 물러나야 한다. 게다가 임기만료일이 멀었어도 사내이사와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고될 수도 있다.
SK그룹은 실적에 따라 대표이사 연임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달 중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3 CEO 세미나'에서 7년 만에 SK그룹 계열사 CEO들에게 서든데스(Sudden Death, 돌연사)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당시 최 회장은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2016년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언급한 서든데스 화두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은 현재 그룹이 맞닥뜨린 경영환경을 그만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4조6822억 원에서 올해 1조8313억 원으로 60.9% 하락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었어서 기저효과가 크다. 그러므로 김준 대표는 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조7216억 원에서 -8조763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다만, 박 대표의 연임은 유력할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업계가 모두 안 좋았던 점과 그간 박 대표의 인수합병,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사업 규모를 확장시키는 데 성공시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현재 SK하이닉스 부회장과 SK스퀘어 부회장 등 중책을 맡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4561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35786억 원) 대비 7.3% 증가했다. 유 대표의 연임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SKC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1~3분기 247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SKC는 올해 1~3분기 101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5.1% 하락한 바 있다. 작년 3월 취임한 박원철 대표에 힘을 실어주는 인사가 나올지 주목된다.
SK스퀘어도 지난해 1~3분기 8264억 원에서 올해 1~3분기 -1조3735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 회사는 SK텔레콤에서 인적 분할돼 2021년 11월 출범한 투자 전문회사로, 연결 실적에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실적과 지분법 손익이 반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3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다만, 2018년 7월 설립 후 초대 대표인 안재용 체제서 연구개발비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과 코로나19 엔데믹 후 매출이 줄고 있는 등 외부변수가 컸던 점이 고려되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