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와 알리바바의 합작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신세계는 이번 동맹으로 아픈손가락인 지마켓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세계의 G마켓과 알리바바의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된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이 출범한다.
출자 비율은 5대 5로, 신세계는 이마트가 가진 지마켓 지분 80%를 현물출자한다.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 100%와 현금 3000억 원을 출자한다.
신세계 측은 알리바바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력 확대를 내다봤다. G마켓 셀러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의 IT 기술과 G마켓의 시너지, 해외 투자자들의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투자 등이다.
알리바바와 지마켓의 시장 지배력도 높아진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활성이용자는 967만 명으로, 지마켓(562만 명)과 합하면 약 15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하게 된다.
지마켓은 2021년 신세계그룹이 3조40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오픈마켓이다. 당시 국내 유통업계 최대 규모 인수합병으로 주목받으며 이커머스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직매입 형태인 쿠팡의 약진, 네이버의 지배력 확대 등 경쟁사들의 보폭이 훨씬 더 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마켓은 적자가 이어지며 아픈손가락이 됐다. 지마켓은 2022년 655억 원, 2023년 32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신세계의 과감한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지마켓과 알리바바익스프레스코리아가 합작법인으로 묶이지만 플랫폼은 각자 운영한다. 여기에 지마켓은 오픈마켓, 알리바바는 직접 구매 성향이 강해 이들의 시너지가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앞서 신세계는 지마켓과 SSG닷컴의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내놨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