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삼성전자 승부수, R&D·설비투자 총력

작년 연구개발비 35조, 매출의 11% 넘어, 설비투자 역대 최대 53.6조…하반기 HBM4 양산 목표


삼성전자가 HBM4 개발 및 양산에서 선두를 달리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13일 데이터뉴스가 삼성전자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연구개발비와 시설투자비는 전년 대비 각각 23.4%, 0.9% 증가한 35조 원, 53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삼성전자 매출은 300조9000억 원으로, 전년(258조9400억 원) 대비 16.2% 상승했다. 다만, 2022년(302조2300억 원)에 비하면 소폭 하락한 성적을 냈다. 

또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향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경쟁에 밀려 반도체(DS) 부문의 영업이익(15조1000억 원)이 SK하이닉스(23조4673억 원)보다 낮아지며,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다시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HBM인 HBM4(6세대) 적기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HBM4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연구개발비를 집행하며 힘을 쏟고 있다.

매년 연구개발비는 상승 추세였지만, 최근 들어 더욱 가파른 증가세가 눈에 띈다. 삼성전자의 연구개발비 증가율은 2021년 6.4%, 2022년 10.3%, 2023년 13.7%에서 2024년 23.4%로 상승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11%를 넘겨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업계 최초 36GB HBM3E(5세대) 12H D램을 개발한 것을 비롯해 업계 최초 9세대 V낸드 양산, 업계 최초 8세대 V낸드 기반 차량용 SSD 개발, 업계 최초 망원용 2억 화소 모바일 이미지 센서 'HP9' 개발 등의 연구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도 역대 최대를 집행했다. 2023년 시설투자비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과 달리 지난해는 전년 대비 0.9% 증가하며 2022년 규모를 넘어섰다.

DS 부문 내 메모리는 HBM 첨단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연간 대비 투자가 증가한 반면, 파운드리는 시황 악화로 투자 규모가 감소하며 전체 DS 시설투자비는 전년 대비 축소됐다.

삼성전자는 강화된 기술과 설비로 HBM4 개발에 속도내는 한편, 고부가 가치 제품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D램은 서버향 DDR5 공급 확대에 주력하면서 AI 서버에 필요한 128Gb 및 256Gb 등 고용량 제품을 개발하고, 1b 나노 기반 LPDDR5x를 모바일뿐 아니라 PC, 서버향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낸드는 QLC를 포함한 고용량 SSD 수요에 대응하고 V8, V9으로의 공정 전환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관련 모든 혐의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가 막바지에 이른 것도 '뉴 삼성'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 회장은 2015년 부당승계 의혹으로 도마에 오르며 사법리스크는 9년간 이어졌다. 지난 3일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이 회장은 스타게이트 논의를 위해 샘 울트먼 오픈 AI CEO를 만나는 등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검찰이 이 회장을 대법원에 상고하며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빠르면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초 중 결판이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고심 판결은 사건의 복잡성과 사회적 영향 등을 고려할 때 대략 8개월~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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