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엎치락 뒤치락…불붙은 HVAC 경쟁

삼성전자, CDU 보유한 플랙트 인수로 LG전자 추월…2030년 중앙공조,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136조 성장 전망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유럽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기업을 인수하면서 LG전자와 경쟁이 더 뜨거워졌다.

15일 데이터뉴스가 취재를 종합한 결과,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HVAC 사업 관련 대규모 인수를 진행했다.

HVAC 사업에는 가정용 에어컨, 상업용 에어컨 등 개별공조 부문과 공항, 쇼핑몰, 공장 등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부문이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에어컨 시장의 90%를 점유하는 등 개별공조 부문에서는 양사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공조 부문에서는 LG전자가 선두를 달렸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HVAC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E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지난 4월 싱가포르 투아스 초대형 물류센터에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을 공급하고, 인버터 스크롤 칠러(초대형 냉방기)를 미국 내 배터리공장, 국내 화학틀랜트 등에 공급하며 올해 5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성장하는 등 성과를 냈다.

지난 6월 30일에는 노르웨이 OSO 기업을 인수하며 온수 솔루션까지 HVAC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OSO의 작년 매출은 9억4200만 NOK(노르웨이 크로네)로 약 1268억 원 규모다. 인수 금액은 미공개지만 업계에서는 4000억~5000억 원 사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의 참전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14일 약 2조4000억 원(15억 유로)을 들여 독일 플랙트그룹(이하 플랙트)을 인수하며 중앙공조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플랙트는 100년 이상 운영된 글로벌 공조 업체로, 지난해 매출은 7억3000만 유로(약 1조1725억 원)다.

업계에 따르면, 중앙공조 시장은 2024년 610억 달러(약 84조 원)에서 2030년 990억 달러(약 136조 원)로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데이터센터 부문은 연평균 18%씩 성장해 2030년 441억 달러(약 61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즉 2030년 기준 중앙공조 시장의 데이터센터 비중이 절반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핵심 수요처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플랙트는 박물관, 도서관, 공항 등은 물론, 여러 대형 데이터센터에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주요 공급 사례를 살펴보면, 영국 사우스웨스트 데이터센터, 영국 미드랜드 데이터센터, 네델란드 UMCG 대학병원 데이터센터, 터키 KKB 앙카라 데이터센터, 노르웨이 NO1 캠퍼스 데이터센터 등이 있다.

특히 플랙트는 발열량이 많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차세대 액체냉각기술 CDU(냉각수 분배 장치)도 공급 중이다.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은 LG전자가 보유중인 칠러와 같은 공기냉각기술이다. 반면, 액체냉각기술은 칩을 직접 냉각시켜 설치 공간이 작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도 CDU 확보에 힘쓰고 있다. 현재 LG유플러스의 초대형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평촌2센터’에서 CDU를 검증하고 있으며, 올해 상용화, 내년 공급을 목표하고 있다. 또한 액체냉각기술보다도 더 고도화된 기술인 액침냉각(액체에 완전히 담그는 방식)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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