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75%, 재수시 대학·학과 '이미 결정'

최근 발표된 2006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 최종 합격자 발표결과, 상위권 대학의 합격자 분포에서 재수생들의 강세가 확인됐다.

더욱이 이번 입시에서 성공하지 못한 수험생들은 내신 및 대학별 논·구술시험이 강화되는 2008학년도 입시부터는 대입 제도가 변경되어 '더 이상 재수는 없다'라고 위기감을 느낀 지방 수험생들을 시작으로 일선 재수종합 입시학원에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추가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수험생들이 초조한 마음으로 장학제도 확대 등 우수 학생 영입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재수 종합학원 등록을 놓고 고심하는 가운데, 국내 한 온라인교육 업체가 올해 '재수 경향'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온라인 교육업체 비타에듀(www.vitaedu.com)가 지난 5일까지 열흘간 수험생 1,817명을 대상으로 '재수 계획, 동기 등 9가지 항목'에 대해 물었다.

먼저 "재수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53.1%(964명)가 '있다'라고 답했고, '재수하지 않겠다'고 답한 수험생은 47%(853명)로 나타나 수험생 2명 중 1명은 대입 최종 합격 결과와 무관하게 재수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6 대입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수험생 과반수(50.9%, 925명)가 '소신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수험생들은 그 다음 원인으로 '높은 지원 경쟁률'(27.2%, 494명), '입시 및 전형정보 부재'(17.2%, 312명)를 각각 꼽았다. 이번 정시모집에서 '인터넷 원서접수 대란'이 대입 성공의 실패 원인이라고 말한 수험생도 4.7%(86명)를 차지했다.

2007학년도 "대입 재수를 결심한 동기"에 대해 수험생 중 55.9%(1,015명)가 수능성적(저조) 때문이라고 답했고 이어 '사회의 학벌 중심 평가'(25.3%, 459명)와 '취업'(14.3%, 259명)이 각각 그 뒤를 이었다. '입시전문가 등 주변 권유' 때문이라고 답한 수험생은 4.6%(84명)에 그쳤다.

"재수 시에 지망 대학·학과 결정했는가"에서는 75.3%(1,368명)가 '결정했다'고 답해 재수를 결심한 수험생들의 목표의식이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한 수험생은 24.7%(449명)에 불과했다.

"재수 시 지망 대학·학과 결정 동기"에 대해서 '흥미, 적성'이 41.7%(758명)으로 가장 높았고, '취업전망 및 사회적 지위'(36.6%, 665명)와 '합격 가능성'(10.2%, 186명)이 각각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대학의 지명도와 전통'을 8%(146명), '주변권유'를 3.4%(62명)의 수험생 각각 원인으로 꼽았다.

"재수생이 2007학년도 수능에서 유리한가"라는 질문에는 '보통이다'라는 의견이 29.1%(529명)로 가장 많았고, '매우 유리하다'가 27.6%(501명), '유리하다'가 26.9%(488명)로 설문에 응답한 학생 중 54.5%가 '유리하다'는 의견을 보인 반면에 '불리하다'가 16.5%(299명)를 차지했다.

최근 정시 모집 합격자 발표 성향 가운데 인문계열 수험생의 자연계 교차지원으로 인한 합격이 늘어난 데 착안, '재수를 하게 된다면 계열 변경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생각 없다'가 72.9%(1,324명)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변경할 생각이다'가 17.8%(324명)를 차지했고 '아직 생각 못해봤다'는 9.3%(169명)에 머물렀다.

"올해 재수생활 중 '본인을 가장 힘들게 할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의지 부족'이 54.9%(998명)로 가장 많았고, '수면 등 생활관리'가 25.2%(458명), '가족 등 주변의 시선'이 11.5%(208명)로 각각 자신들을 힘들게 할 것으로 꼽았다. 올해 있을 '독일 월드컵'이라고 답한 수험생이 8.4%(153명)나 차지했다.

이에 "올해 열릴 2006 독일월드컵이 재수 준비에 방해가 될까"라는 이색 설문에는 응답자의 55.3%(1,004명)가 '방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방해가 안 된다'가 30.2%(548명),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한 수험생도 14.6%(265명)를 차지했다.

유병화 고려학력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2007학년도 대입 전형이 지난 해와 거의 같고 2008학년도부터는 내신과 수능 모두 '등급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수능 표준점수로 대학을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데다가, 2006학년도 정시모집 결과 전체적으로 재수생의 강세가 두드러져 재수를 고려하는 수험생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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