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기관의 여성…관리직급 승진 4.8%, 임원 승진은 75.6%?

[데이터뉴스=이루비 기자] 서울시 산하기관에 근무 중인 관리직급 직원 중 여성은 9.0%에 불과하다. 그런데, 임원급인 이사회 임원 및 자문기구 위원 중 여성 비율은 26.5%를 차지했다. 여성이 서울시 산하기관에 취업해 관리직급 직원이 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지만, 일단 그 관문을 통과하면 임원이 될 가능성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다.

이같은 현상은 일반 직원이 관리직급 직원으로 승진할 때 남성 비중이 큰 반면, 임원 승진 시에는 '성평등기본법'을 감안해 일정 여성 비율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18일 데이터뉴스가 한국여성민우회의 ‘지방자치단체 성평등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특별시 산하기관 31개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총 2만7574명이다. 이 중 남성은 2만2237명(80.6%), 여성은 5337명(19.4%)으로 집계됐다.

관리직급 직원은 총 2810명이다. 남성은 2556명(91.0%), 여성은 254명(9.0%)이다.

성별 현황으로 비교했을 때 남직원 2만2237명 중 2556명이, 여직원 5337명 중 254명이 관리직급으로 승진하게 된다. 승진율을 계산하면 남직원은 11.5%지만, 여직원은 4.8%에 불과하다.

임원급인 이사회 임원 및 자문기구 위원은 총 725명으로, 그중 남성이 533명(73.5%)이다. 여성은 192명(26.5%)으로 나타났다.

관리직급 직원이 임원·위원으로 승진할 경우를 추정했을 때는 여성의 승진율이 더 높았다.

관리직급 여직원 254명 중 192명이 임원·위원이 될 경우, 승진율은 75.6%에 달했다. 반면 관리직급 남직원 2556명은 533명만 임원·위원으로 승진할 수 있어 20.9%의 승진율을 보였다.

객관적인 수치만 본다면, 관리직급 남직원의 임원·위원 승진이 여직원보다 불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일반 직원이 관리직급으로 승진하는 데 있어 여직원에게 불리했던 상황이 역효과를 일으킨 셈이다.

한편 ‘성평등기본법’에서는 정책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특정 성별이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임원·위원 중 40% 이상은 여성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관리직급 직원 성비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임원·위원 중 여성 비율을 40%로 맞췄을 때 관리직 남직원의 승진이 더욱 불리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에 대해 여성민우회는 “각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에서도 여성들은 채용되지 못하거나 채용되더라도 승진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 직원을 보조적이고 주변적인 업무에만 배치하지 않고 승진기회가 많은 핵심 업무로 배치되도록 인사관리를 함으로써 관리직급 여성 직원 비율을 늘릴 수 있도록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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