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 워스트 입사지원자는?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는 13일 각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선정한 올 상반기 '베스트 & 워스트' 지원자 사례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일편단심형'과 ‘행동대장형’이 최고 지원자로 꼽혔다. 최악의 지원자는 ‘무성의형’과 ‘개념상실형’이 차지했다.

커리어 김기태 대표는 "올 상반기는 평균 채용경쟁률이 116대 1을 기록할 정도로 그 경쟁이 치열했다"며 "자신을 돋보이기 위해 참신함과 열정을 강조하는 것은 좋지만, 기본적인 요소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친 행동을 보이면 오히려 거부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베스트 지원자
기업은행 인사담당자는 지난해 공채시험에서 탈락의 아픔을 겪은 후 자신의 부족한 점을 극복하고, 입사의지를 표현하려는 의미에서 에베레스트 등반에 도전한 지원자를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또한 '후회없이 열정적으로 일하다 기업은행에 묻히다'라는 묘비명을 작성해온 지원자를 모범사례로 들었다.

한화갤러리아 인사담당자는 자발적으로 면접관들에게 갤러리아백화점 특정 점포에 대한 '중장기 발전방향 보고서'를 배포한 지원자를 베스트 사례로 꼽았다. 이 지원자는 회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많고, 적극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얻어 최종 합격 후 해당 사업장에 배치되기도 했다.

일양약품 인사담당자는 입사지원서에 자신의 발 도장을 찍은 후 "건강한 발로 열심히 뛰겠다"고 강조한 지원자가 진취적이고 열정적인 면이 돋보였다고 전했다.

SK C&C의 한 지원자는 집단면접 1시간 전 면접장에 도착, 같은 조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문을 구하는 등 강한 문제 해결 의식을 보여 면접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한 번 떨어졌던 지원자가 지난 번의 실패를 교훈 삼아 그 동안 IT 관련 자격증을 습득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해왔다고 말해 면접관을 흐뭇하게 했다.

대우정보시스템 인사담당자는 자발적으로 대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한 다음 이를 토대로 보고서를 준비해온 지원자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보고서와 신규사업 개발서를 작성해온 지원자도 모범사례로 들었다.

GS홈쇼핑은 자사 상품군을 상세하게 사전조사해온 지원자를 베스트 모델로 손꼽았다. 상품에 따라 달라지는 방송진행 방법을 면접관에게 선보여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쇼핑호스트 팀장까지 깜짝 놀라게 했을 정도.

애경 인사담당자는 면접관들에게 음료수를 하나씩 돌리며 "면접 보시느라 목이 많이 아프시죠?"라고 친절하게 인사한 지원자를 베스트 사례로 꼽았다.

팀별 채용을 주로 하는 YBM에듀케이션은 홍보팀 직원 채용 시 자기소개서를 보도자료로 작성해 제출한 지원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창시절부터 사회생활 경력 등을 모두 기사형태로 작성하고, 사진에 캡션을 추가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지원자에게 좋은 점수를 줬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A4용지에 혈서로 '남아일언중천금'을 쓴 다음 이를 복사해 면접관에게 나눠준 충성형 지원자, 면접 때 자격증을 A1 사이즈로 확대복사해서 들고 온 지원자, 영화 <러브액츄얼리>를 연상시키는 '스케치북' 자기 소개를 펼친 지원자, 면접 중 팔굽혀펴기를 하는 등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한 지원자도 인사담당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 워스트 지원자
SK C&C 인사담당자는 면접에 참여해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지원자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는 질문에 "제가 가장 잘 아는 분야에 대해서는 질문이 나오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아마도 면접관께서 워낙 최신 분야라서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답변을 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일양약품 인사담당자는 면접전형에서 지원동기를 묻는 질문에 자사와 사명이 비슷한 다른 제약회사를 언급하며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한 지원자를 워스트 사례로 꼽았다. 또한 일부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가 이력서 기본 샘플에 나와 있는 내용과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 모두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세중투어몰의 한 지원자는 입사동기를 묻는 질문에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해왔다. 이제는 식당을 어머니께 맡기고 넓은 세상을 경험하면서 바람을 쐬고 싶다"고 말해 인사담당자를 난감하게 했다.

한화갤러리아 인사담당자는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통업체 특성상 패션성이 가미된 용모 단정한 지원자를 선호한다"며 "정장, 구두, 양말 등 어울리지 않는 의상을 착용한 지원자는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인사담당자들은 예비군 훈련에 참가한 뒤 그대로 군복을 입고 면접장에 온 지원자, 자기소개서에 다른 회사명을 적어 보내온 무성의한 지원자, 면접 대기실에서 다리를 꼬고 신문을 보는 지원자, 채용설명회에 참여해서 경쟁사 입사 준비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한 '개념상실형' 지원자를 '워스트' 사례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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