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이 대표이사 재직 시절 받은 급여액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업계 1위를 기록했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당기순이익 상위 20개 증권사 가운데 대표이사 연봉을 공개한 15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이 대표이사 재직 기간 24억6900만 원을 받아 업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300만 원으로 상위권에 위치했으나, 순서상 5위에 머물렀다.
연봉은 2018년 1월부터 12월까지 근무한 대표이사만을 대상으로 집계했다. 중간에 퇴임하거나 새로 선임된 대표이사는 집계에서 제외했으며 2019년에 들어 퇴임한 대표이사의 경우는 포함시켰다. 또 대표이사가 2명 이상인 경우 연봉이 높은 대표이사를 대상에 포함시켰다.
유상호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원증권에서 활약하다가 2006년 한국투자증권 기획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2007년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실적 개선 등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던 유상호 부회장은 2018년 12월까지 12년간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증권업계 최장수 CEO의 대명사가 됐다. 올해 1월 부회장으로 선임되면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지난해 유상호 부회장이 받은 보수 지급액은 총 24억6900만 원이다. 김남구 부회장(15억7700만 원)보다 1.6배가량 많은 규모다.
한국투자증권의 급여 시스템은 크게 이사회에서 승인받은 임원보수 규정에 따라 산정된 연간 급여 총액을 매달 지급하는 기본급여와 매년 발생한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으로 나뉜다.
유상호 부회장의 급여 내역을 살펴보면, 기본 급여가 8억4800만 원, 복리후생비가 2400만 원, 성과급이 15억9600만 원 등이다. 성과급이 기본급의 2배가량으로, 2014~2016년 발생한 성과급 이연금 7억800만 원과 2017년 실적에 따른 성과급 8억8700만 원이 지급됐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수익 7조8388억 원, 영업이익 6706억 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5035억 원으로, 자산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를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의 직원 평균 연봉은 업계 5위에 그쳤다. 2018년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300만 원이다. 15개 증권사의 직원 평균 연봉이 1억40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900만 원가량 높지만, 당기순이익 규모가 6분의 1수준에 불과한 교보증권보다 적은 액수다.
실제로 지난해 76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교보증권의 직원 평균 연본은 1억1500만 원으로 한국투자증권보다 200만 원가량 더 많다.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메리츠종합금융증권으로 1억3500만 원이었고 이어 KB증권이 1억2200만 원, 하나금융투자 1억1900만 원 순이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 22억9000만 원의 연봉을 받아 유상호 부회장의 뒤를 이었다. 최현만 대표는 기본 급여 15억3800만 원과 상여금 7억4500만 원, 기타 근로소득 600만 원 등을 받았다.
또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19억4000만 원, 최희문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대표이사 사장 17억7400만 원, 윤경은 KB증권 전 대표이사 사장 15억5800만 원, 황웨이청 유안타증권 전 대표이사 사장 12억 1400만 원,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11억4600만 원,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 10억100만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이용배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8억9100만 원,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7억5900만 원,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 7억700만 원,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이사 사장 6억9700만 원,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5억9500만 원,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5억6400만 원, 홍원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전 대표이사 사장이 5억5100만 원을 받았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