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독보적 배터리 R&D…2차전지 특허 1만7000건

5년 간 1조3000억 원 투자...기술우위 바탕 20대 전기차 기업 65%에 배터리 공급


LG화학이 배터리부문 연구개발투자를 지속 강화한 효과가 각종 특허건수와 공급업체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 회사가 보유한 2차전지 특허만 1만7000건에 이르고, 1분기 말 기준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는 110조원에 달한다. 지난 5월에는 전기차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볼보자동차와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적용될 리튬이온 배터리 장기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수주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LG화학은 이미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가치 상위 20개 중 65%인 13개 브랜드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LG화학이 이처럼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것은 한 발 먼저 뛰어들어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기술 우위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전자기기용 배터리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의 밀도와 출력, 내구성, 안정성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배터리 공급기업의 경쟁 요소 중 기술수준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화학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2001년부터 2018년까지 6조7825억 원을 전사 연구개발비로 사용했다. LG화학은 전사 연구개발비의 30% 이상을 전지사업에 투자하고 있어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지부문 연구개발에 2조 원 이상 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연구개발 투자를 바탕으로 LG화학은 셀(Cell), 팩(Pack), 전극, 분리막, 전해액 등 2차전지와 관련해 1만6685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2019년 3월 31일 기준)


LG화학은 최근 전지부문 연구개발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2014년 2104억 원, 2015년 2439억 원, 2016년 2758억 원, 2017년 2988억 원, 2018년 3201억 원 등 최근 5년간 전지부문 연구개발비가 1조3490억 원에 달한다. LG화학은 또 올해 사상 최대인 1조3000억 원의 전사 연구개발비를 책정하고 있어 전지부문 올해 연구개발비는 4000억 원이 넘을 전망이다. 

전지부문의 자본적지출(CAPEX)도 크게 늘리고 있다. 최근 5년간 전지부문 CAPEX가 4조20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전지부문 CAPEX로 지난해보다 1조2000억 원 늘어난 3조1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LG화학 전체 CAPEX(6조2000억 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 같은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고에너지 밀도 구현을 통한 긴 주행거리 확보, 급속충전 및 오랜 수명 확보를 통한 사용자 편의 증대, 높은 디자인 자유도 실현을 통한 공간 최적화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요구하는 배터리 기술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는 분리막의 표면을 나노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한 안정성 강화 분리막(SRS)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의 내구성과 내열성을 높이고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또 파우치(pouch) 타입으로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어 차량 디자인에 맞춰 적용하기 쉽다. LG화학의 배터리는 이 같은 기술을 적용해 폭발 위험이 없고 열 발산이 쉬워 배터리 수명이 긴 것이 장점이다. LG화학은 또 라미네이션 앤드 스태킹(Lamination & Stacking) 구조라는 자체 개발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 내부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고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해 제품 신뢰성과 성능을 높였다.

지난 7월 신학철 부회장이 참석한 기자간담회에서 LG화학은 자동차 전지사업에서 선제적인 연구개발로 3세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생산기술, 품질, 공급망관리 등 운영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업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5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10.8%의 점유율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9.6%)보다 1.2%p 상승했다. 같은 기간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2.2GWh에서 4.5GWh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매출이 올해 5조 원에 이어 2020년 10조 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주행거리 500km 이상, 급속 충전시간 30분 이하의 3세대 전기차가 본격 출시되는 2020년 이후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10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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