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수익성, 오너3세 허은철 대표 취임 전후 살펴보니

5년새 매출은 41.7% 늘었지만 영업이익 -32.2%, 당기순이익은 -84.9%...수익성 급락


GC녹십자의 수익성이 허은철 대표 취임 이후 크게 나빠졌다. 매출은 늘렸지만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큰 폭으로 증가해, 수익성 개선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녹십자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2019년 3분기 연결·누적 매출 규모는 1조161억 원, 영업이익 575억 원, 당기순이익 1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년도 동기(매출 9882억 원, 영업이익 557억 원, 당기순이익 371억 원)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8%, 3.2%씩 증가했지만 순이익 규모는 64.2%나 급감했다.

이와 같은 순익 악화 현상은 허은철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취임 전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오너 3세인 허 대표는 고 허채경 창업주의 손자로 부친인 고 허영섭 전 회장이 타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1972년생으로 서울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녹십자 경영기획실로 입사했다. 2004년 목암생명공학연구소 기획관리실 실장, 2006년 녹십자 R&D기획실 상무, 2008년 녹십자 R&D기획실 전무, 2009년 녹십자 최고기술경영자(CTO)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5년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허 대표 취임 이후 녹십자의 순이익 규모는 매출 증가율이 무색할 정도로 급감했다.

실제로 허 대표가 취임하기 전인 2014년 3분기 연결·누적 기준 녹십자의 매출 규모는 7173억 원이었다. 이후 2015년(3분기 기준) 7777억 원, 2016년 8769억 원 2017년 9616억 원, 2018년 9882억 원, 2019년 1조161억 원으로 5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5년간 매출 증가율은 41.7%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2019년 3분기 5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557억 원보다 3.2% 증가했지만 허 대표 취임 전인 2014년 3분기 849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2.2% 급감한 상태다.

당기순이익 하락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2014년 3분기 879억 원이었던 녹십자의 누적 당기순이익 규모는 2015년 3분기 1006억 원으로 증가했다가 2016년 3분기 462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이듬해인 2017년 3분기 623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2018년 3분기 371억 원, 2019년 3분기 133억 원으로 2년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5년 새 84.9% 급감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률 역시 허 대표 취임 전보다 크게 하락했다.

2019년 3분기 기준 녹십자의 영업이익률은 5.7%로 5년 전인 2014년 3분기 11.8%보다 6.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률 역시 12.3%에서 1.3%로 11%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매출원가율과 판관비율이 증가하고 금융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4년 3분기 녹십자는 총 4811억 원을 매출원가 항목으로 지출했다.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67.1%였다. 그러나 2019년 3분기에는 총 7269억 원을 매출원가 항목에 사용하면서 매출원가율이 71.5%까지 상승했다. 5년 사이 4.4%포인트 상승한 셈이다. 

판관비율 역시 2014년 3분기 21.1%에서 2019년 3분기 22.8%로 1.7%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원가율과 판관비율을 합산한 지출 비율은 2014년 88.2%에서 2019년 3분기 94.3%로 6.1%포인트 올랐다.

금융 이자비용과 금융자산평가손실 등을 포함한 금융원가 항목의 지출 역시 2014년 3분기 33억 원에서 2019년 3분기 225억 원으로 572.7% 급증했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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