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조클럽, 가입보다 유지가 어려웠다

2018년 첫 입성 4개 기업 중 LG생활건강만 생존...글로벌 경기침체, 업황부진 영향


꿈의 영업이익 1조클럽은 가입보다 유지가 어려웠다.

2018년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려 처음으로 1조클럽에 입성한 4개 기업 중 3곳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침체 등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2019년 실적 공시를 분석한 결과, 2018년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한 GS건설, 삼성물산, 삼성전기, LG생활건강 등 4개 기업 중 3곳이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을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2년 연속 1조클럽 자리를 지킨 기업은 LG생활건강이다. 

GS건설은 2018년 전년(3187억 원)보다 234.2% 증가한 1조64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1조클럽에 가입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7659억 원에 머물렀다. 전년에 비해 28.1% 줄었다. 

GS건설은 지난해 실적에 대해 주요 수행 현장의 준공으로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플랜트 부문이 크게 감소했다. 플랜트가 2018년 4조8040억 원에서 2019년 3조4370억 원으로 28.5% 줄었고, 해외 매출은 5조4920억 원에서 3조760억 원으로 44.0% 감소했다.

건설업계에서 GS건설이 빠져나간 영업이익 1조클럽 자리는 대림산업이 채웠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1094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8454억 원)보다 31.2% 늘었다. 회사 측은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와 원가 개선 노력으로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2018년 1조149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조클럽에 가입했지만, 지난해 7340억 원으로 급감하면서 1조클럽 유지에 실패했다. 

삼성전기는 2년 사이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때문에 롤러코스터 실적을 보이며 웃고 울었다. MLCC는 2018년 글로벌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치솟으면서 삼성전기가 1조클럽에 가입하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 MLCC의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이 발목을 잡아 영업이익이 36.2%(4159억 원) 줄었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866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1조1039억 원)보다 21.5% 감소하면서 1조클럽에서 탈락했다. 패션부문이 전년보다 28.0% 증가한 32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선전했지만, 건설, 상사 등 다른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급감했다. 

건설부문은 지난해 프로젝트 종료, 일회성 비용 반영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1% 줄어든 5400억 원에 머물렀다. 상사부문은 유가 하락,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7.4% 감소한 1060억 원에 그쳤다. 리조트부문 영업이익도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2.7% 줄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2018년 첫 1조클럽 가입 기업 중 지난해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늘었다. 2018년 1조39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3.2% 증가한 1조1764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후’, ‘숨’, ‘오휘’ 등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가 면세점과 중국 현지에서 호실적을 이어가며 높은 성장을 견인했다. 후의 경우 2018년 국내 화장품 최초로 브랜드 매출 2조 원을 돌파한 후 지난해 연매출 2조5836억 원을 달성하며 자체 기록 경신을 이어갔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중국, 일본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며 해외사업 매출이 전년보다 48% 성장했다. 지난해 전사 매출 중 해외사업 비중이 24%로 전년보다 5%p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내수경기 침체, 미중 무역분쟁, 홍콩 사태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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