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정유사업의 편중된 사업영역을 비정유사업으로 다각화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큰 규모의 투자를 단행, 재무건전성은 크게 나빠졌다. 2019년 12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51.4%다.
0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에쓰오일의 연결재무제표기준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12월 말 기준 부채 규모가 201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부채비율 역시 상승세를 유지했다.
현재 에쓰오일의 주력사업은 정유사업이다. 정유사업은 국제유가, 환율 등 다양한 불확실성이 있어 성장사업으로서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정유사업에서 벗어나 사업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석유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사업 쪽으로 눈을 놀리는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에쓰오일은 석유화학사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약 4조8000억 원을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1단계인 잔사유 고도화시설(RUC)과 올레핀 다운스트림(ODC)에 투자했다. RUC·ODC 설비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상업가동을 시작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고 있다.
이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7조 원을 투입해 2단꼐 화학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2단계 프로젝트를 통해 150만 톤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스팀 크래커를 건설할 예정이다.
석유화학 프로젝트 투자가 시작되면서 에쓰오일은 꾸준히 재무 부담이 커졌다. 또한 투자와 별개로 대규모 배당이 진행되면서 재무건전성이 꾸준히 악화됐다.
실제로, 석유화학 프로젝트가 시작된 2015년 연말 기준 부채비율은 100.3%로 집계됐다. 이어 2016년 118.4%, 2017년 120.5%, 2018년 146.6%, 2019년 151.4%로 4년 새 51.1%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부채 규모는 5조4056억 원에서 9조8368억 원으로 82.0% 늘었다.
부채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업황이 좋지 않아 재무건전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에쓰오일을 비롯한 국내 정유사들은 2018년 4분기 국제유가 급락 후 지난해 미국발 공급과잉과 미국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에쓰오일의 지난 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4201억 원, 654억 원으로 집계되며, 직전년도(6395억 원, 2580억 원) 대비 34.3%, 74.7%씩 감소했다.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되면서 현금배당 규모 역시 대폭 감소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해 배당금을 보통주 기준 1주당 200원(중간 100원+기말 100원)으로 결정했다. 직전년도(중간 650원+결산 100원, 합계 750원)에 비하면 73.3% 하락한 수치다.
에쓰오일은 매년 고배당주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종목이었다. 배당 규모가 쪼그라들면서 고배당주로서의 매력이 사라져 에쓰오일의 주식은 투자 매력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에쓰오일의 실적지표가 개선되더라도 과거와 같은 고배당을 실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분간 에쓰오일은 재무건전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