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재신임 받은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더 무거워진 어깨

2020년 대산공장 폭발 사고로 영업익 1조 원 아래로…ESG 경영 강화도 과제로 꼽혀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 겸 롯데케미칼 사장이 지난해 진행된 연말 임원인사에서 신동빈 회장의 신임을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롯데케미칼은 2020년 대산공장 폭발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이에 김 대표는 올해 실적 개선 등 자존심 회복에 나설 전망이다.

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케미칼의 사업보고서 및 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의 2020년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실적 지표는 최근 5년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 2018년 이후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2018년 16조731억 원에 달했던 매출은 2019년 15조1235억 원, 2020년 12조2955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2020년 기준으로 직전년도 대비 19.1% 감소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2019년 1조1073억 원, 7567억 원에서 2020년 3532억 원, 2726억 원으로 68.1% 64.0%씩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내려앉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7.3%에서 2.9%로 반토막났다.

지난해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감소에 더불어 지난해 초 발생한 대산공장 화재사고에 영향을 받았다. 특히 대산공장 화재사고에 의한 타격이 컸다. 대산공장은 롯데케미칼 매출의 20%~30%를 담당하고 있는 주요 공장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대산공장 화재 사고로 인해 2000억 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을 손실 비용으로 반영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8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에 대한 책임론으로 롯데케미칼의 통합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교현 대표는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연말 임원인사에서 김 대표는 신동빈 회장의 재신임을 받으며 자리를 지켰다. 황진구 기초소재사업 대표, 이영준 첨단사업소재 대표 등과 3인 대표 체제를 구축해 롯데케미칼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2월30일 대산공장의 공장을 재개했다. 폭발사고 이후 10개월만이다. 이에 더해 주력 사업인 올레핀 부문의 업황 회복 등에 따라 올해는 실적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대표는 올해 전기차용 배터리 등 신사업 진출 모색에도 힘쓸 것으로 예상됐다.

ESG등급(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등급 회복도 또 하나의 과제로 꼽힌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2020년 기준 ESG 통합 등급은 A로 나타났다. 사회, 지배구조 부문에서 A를 받았지만, 대산공장 화재 등으로 인해 환경부문의 등급이 B+에 그쳤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각 계열사에 ESG 경영 강화를 주문하면서 계열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하게 이어지는 모습이다. 

김 대표 역시 올해 신년사에서 "ESG 경영은 이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자 회사의 존망을 결정할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올해를 ESG 경영 원년으로 이를 체계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모든 부서가 ESG 경영관점에서 과제를 도출해 실행해야 하고, 나아가 ESG 활동을 통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제공이라는 가치창조 영역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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