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경영 농심, 과제는 세계화와 신사업

신동원 부회장, 경영 본격화...해외사업 성장 박차, 건기식 등 신사업 안착에 전력할 듯


농심의 2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라면왕 신춘호 회장의 타개와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선 장남 신동원 부회장은 선대와는 다른 과제가 주어졌다. 세계화와 신사업이다.  

1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농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0년 영업실적이 모두 증가했다. 

매출은 2019년 2조3439억 원에서 2020년 2조6398억 원으로 12.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88억 원에서 1603억 원으로 103.4%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109.6% 증가해 1490억 원을 기록했다. 

농심은 지난해 국내외에서 모두 영업이익을 늘렸다. 한국이 2019년 490억 원에서 2020년 909억 원으로 419억 원(85.5%) 늘었다. 미국이 뒤를 이어 261억 원(207.1%) 상승해 387억 원을 기록했다. 중국, 일본, 호주에서도 각각 65억 원(62.5%), 15억 원(150.0%), 11억 원(366.7%) 늘렸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간단히 챙겨먹을 수 있는 라면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농심 '짜파구리'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도 호재였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농심을 이끌게 된 신동원 부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우선 전 세계적으로 농심의 존재감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다. 

농심은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신라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 라면제품을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 인근 제1공장 옆에 제2공장을 짓고 있다. 제1공장의 생산라인을 100% 가동하며 급증한 수요에 대처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농심은 연내에 제2공장 가동을 시작해 생산량이 늘어나면 남미 시장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 부회장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과제는 신사업이다. 신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주주총회에서 “신사업은 건기식이 유력하다”며 “콜라겐 제품은 성공적으로 출시한 상황이고, 지난해 선보인 대체육은 올해 제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2018년부터 사내 프로젝트 팀을 만들었고 신사업을 모색해왔다. 첫 결과물로 지난해 3월 '라이필' 브랜드를 선보이고, 건기식 제품인 라이필 더마 콜라겐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1년이 안되는 기간에 매출 150억 원을 돌파했다. 또 비건푸드 브랜드 ‘베지가든’, 간편식 브랜드 '쿡탐', 다이어트 제품 '밈오'를 시장에 내놓는 등 사업영역을 확장해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동원 부회장은 1958년 부산에서 신춘호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고려대에서 화학공학(학사)과 무역학(석사)을 공부했다. 1979년 농심에 입사한 뒤 농심기획 대표이사 사장(1996년), 농심 국제담당 대표이사 사장(1997년) 등을 지냈다. 현재는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2000년~)과 농심홀딩스 대표이사 사장(2010년~)을 함께 맡고 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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