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는 왜 연구개발비 절반 이상이 무형자산일까

연구개발비 무형자산 처리비중 급증…3.9%(2019년)→42.8%(2020년)→52.0%(2021년 1분기)


LG그룹 계열 IT서비스 기업 LG CNS가 1분기 연구개발비의 절반 이상을 무형자산으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여 전 연구개발비의 무형자산 처리비중이 한 자리 수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 CNS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 173억4592만 원 중 83억2423만 원을 경상개발비로, 90억2169만 원을 개발비(무형자산)로 처리했다. 연구개발비의 무형자산 처리비중이 52.0%에 달한다. 

LG CNS는 지난해부터 연구개발비의 무형자산 처리비중이 빠르게 상승했다.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경상개발비와 개발비(무형자산)로 구분해 회계처리한다. 경상개발비는 연구단계에서 쓴 돈으로, 전액 해당기간의 비용으로 인식한다. 이에 비해 해당 기술이 개발돼 경제적 성과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 경우 경상개발비와 달리 일정기간(내용연수)으로 나눠 비용(무형자산상각비) 처리한다. 

LG CNS 연구개발비의 무형자산 처리비중은 2018년 2.0%(345억557만 원 중 6억9757만 원), 2019년 3.9%(382억5555만 원 중 15억918만 원)에서 지난해 42.8%(606억1673만 원 중 259억2581만 원)로 급증했다. 이어 올해 1분기 무형자산 처리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LG CNS의 무형자산 처리비중은 대체로 경쟁사들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LG CNS에 근접한 롯데정보통신(44.5%)도 절반에 못 미치고, 삼성SDS(0.9%), 현대오토에버(0%), 포스코ICT(3.2%) 등은 LG CNS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다.

이에 대해 LG CNS 측은 연구개발비 중 무형자산 처리요건을 만족하는 개발비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LG CNS 관계자는 “경상개발비는 2018년부터 300억 원 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무형자산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IT 신기술 투자와 함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개발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상황에서 증가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LG CNS는 의도와 관계없이 연구개발비의 무형자산 처리비중 증가로 연구개발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감소를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LG CNS는 2020년 연구개발비가 200억 원 이상 늘었지만, 경상개발비는 20억 원 이상 줄었다. 지난해 무형자산 처리비중이 2019년 수준이었다면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액은 333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줄고,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200억 원 가량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LG CNS의 무형자산 처리비중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 맥쿼리PE가 지분 35%를 인수한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하나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LG CNS가 당분간 상장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수년에 걸쳐 모두 비용 처리해야 하는 무형자산 비중을 높이는 것이 별다른 실효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연구개발비 중 제품화와 관련한 비용 투입이 늘어났다고 해도 최근 무형자산 처리비중 증가가 이례적인 수준이라는 점에서 맥쿼리PE의 지분 인수 후 보수적인 회계처리 방식에 다소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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