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시스템 바꾼 SK그룹, 연말 사장단 인사폭 주목

이사회 CEO 평가 권한 강화, 변화 클 수도…상장사 20곳 중 4곳 이익 줄고 2곳 손실


SK그룹의 연말 임원 인사가 내달 초로 예상되는 가운데, CEO 인사시스템 변화가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SK그룹은 이사회 경영을 글로벌 스탠더드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강화하기로 하고 올해 CEO에 대한 평가와 보상을 각 사 이사회에서 결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 CEO 평가에서 경영실적과 사회적가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이며, 인사폭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2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그룹 20개 상장계열사의 올해 1~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SK가스, SK네트웍스, SK디스커버리, SK디앤디 등 4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SK가스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7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23억 원)보다 38.8% 줄었다. 액화석유가스(LPG) 국제가격 상승으로 SK가스 매출은 지난해 1~3분기 3조2231억 원에서 올해 1~3분기 4조6601억 원으로 44.6%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차량 이동량이 줄고 LPG 차량이 감소함에 따라 국내 LPG 판매량이 줄고 원료가격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해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했다.


SK가스를 이끌고 있는 윤병석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올해 실적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1966년생으로,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일하다 2012년 SK가스로 자리를 옮겼다. SK가스에서 경영지원부문장, 가스사업부문장, 솔루션앤트레이딩 부문 부사장을 역임하고 2019년 3월 CEO에 올랐다. 

SK네트웍스는 1~3분기 영업이익이 1153억 원에서 1007억 원으로 12.7% 줄었다. 다만, SK네트웍스의 자회사인 SK렌터카와 SK매직이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 내년 3월 임기 만료 예정인 최신원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지난달 29일 대표이사를 사임했다. 업계에서는 그의 아들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의 역할과 위상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디스커버리도 지난해 1~3분기 1849억 원이던 영업이익이 올해 1~3분기 1007억 원으로 45.2% 감소했다.

SK디앤디는 그룹 상장사 중 영업이익 감소율이 가장 컸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1248억 원에서 올해 363억 원으로 70.9% 줄었다. 부동산 개발사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1~3분기 993억 원에서 올해 1~3분기 480억 원으로 500억 원 이상 줄었고, 같은 기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영업이익도 386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300억 원 이상 감소했다. 

함스테판윤성 SK디앤디 대표는 2014년 대표이사에 선임돼 7년 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함 대표는 SK그룹 상장사 CEO 중 두 번째로 재임기간이 길다. 

20개 상장계열사 중 SK바이오팜과 에스엠코어 등 2곳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보다 적자폭을 크게 줄였지만 영업손실(391억 원)를 벗어나지 못했다. 에스엠코어는 지난해 1~3분기 1300만 원의 영업이익을 내 영업손실을 면했지만, 올해는 11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2조3253억 원→1조6276억 원)과 드림어스컴퍼니(-96억 원→47억 원)는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려놓으며 그룹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SK그룹 지주회사인 ㈜SK(2020년 1~3분기 영업이익 -3667억 원→2021년 1~3분기 영업이익 4조3194억 원)도 4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나머지 11곳은 영업이익을 늘리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268억 원에서 올해 2203억 원으로 722.0% 늘었다. 이 회사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 위탁개발생산 계약을 맺으며 확실한 개선세를 그렸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위탁생산 계약이 올해 말 종료되지만, 내년에는 노바백스 생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SK케미칼(780억 원→2622억 원), SKC(1431억 원→3652억 원), SK하이닉스(4조537억 원→8조1908억 원)도 세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6.2%, 155.2%, 102.1% 늘었다.

나노엔텍과 인크로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18억 원과 96억 원에서 89.7%, 58.6%씩 늘어난 35억 원과 152억 원으로 집계됐다. SK렌터카, SK머티리얼즈,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텔레콤, 부산도시가스의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8%, 23.7%, 19.1%, 16.5%, 9.0% 늘었다.

SK그룹 연말 인사의 또 다른 관심사는 최근 취업제한이 풀린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복귀 여부다. SK그룹 계열사 펀드 출자금의 선물옵션 투자 혐의 등으로 복역했다가 가석방 된 뒤 최 부회장은 지난달 5년간의 취업제한이 풀렸다. 최 부회장이 복귀할 경우 SK이노베이션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재계에서는 최 부회장이 SK그룹의 주요한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 사업을 책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김재은 기자 wood@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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