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배당성향이 지난해 40%p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을 결정한 13개 삼성그룹 상장계열사 중 12곳이 지난해 배당을 늘리거나 유지했지만, 배당금이 크게 줄어든 삼성전자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21일 데이터뉴스가 삼성그룹 상장계열사의 배당성향을 분석한 결과, 배당을 결정한 13개 기업의 총 배당성향이 2020년 70.9%에서 2021년 26.5%로 44.4%p 줄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이하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되는 배당금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을 주주에게 많이 돌려주는 셈이다.
삼성그룹 상장계열사 중 배당을 결정한 13개 기업 중 삼성전자만 배당성향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2020년 78.0%에서 2021년 25.0%로 53.0%p 낮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판매 호황 등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도 2020년 26조908억 원에서 2021년 39조2438억 원으로 50.4% 늘었다.
하지만 순이익 증가와 달리 배당금총액은 2020년 20조3381억 원에서 지난해 9조8094억 원으로 51.8% 줄었다. 삼성전자는 2020년 4분기 1주당 1932원의 특별배당을 결정하면서 2020년 2994원의 주당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특별배당 없이 매분기 361원의 배당금을 책정, 2021년 주당 현금배당금은 1444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배당금 축소는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삼성전자가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신설과 인수합병(M&A) 등 대형 투자를 예고했다. 향후 3년간 240조 원 투자 계획도 공개했다.
멀티캠퍼스와 삼성SDS, 삼성SDI, 삼성화재해상보험, 삼성카드, 삼성증권도 지난해 배당성향이 낮아졌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배당금총액은 전년보다 늘거나 유지됐다. 하지만, 순이익이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배당성향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상장계열사 중 제일기획의 배당성향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제일기획은 1주당 배당금이 2020년 840원에서 지난해 990원으로 17.9% 늘었다. 같은 기간 배당성향은 54.1%에서 60.6%로 6.5%p 올라갔다. 에스원도 비교적 큰 폭(6.0%p)의 배당성향 상승폭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2021년 배당성향이 42.4%로, 전년(36.6%)보다 5.6%p 늘었다. 특히 배당금이 삼성그룹 상장사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이 4200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의 배당지급을 의결했다. 배당총액은 2020년 3794억 원에서 2021년 6928억 원으로 82.6% 증가했다.
이번 조사 결과, 삼성그룹 상장사 중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곳은 에스원, 가장 낮은 곳은 삼성SDI로 나타났다.
지난해 129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에스원은 전년과 같은 845억 원의 배당금총액을 결정해 65.5%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삼성SDI는 2020년 5747억 원이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1조1698억 원으로 103.5% 늘었지만, 배당금총액은 전년과 같은 669억 원을 유지해 5.7%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