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상장계열사들이 올해 매출을 큰 폭으로 늘렸다. 다만 시장 경쟁상황이 녹록치 않아 상장사 10곳 중 5곳의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사장단 인사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대부분 계열사가 4분기부터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예측돼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효성그룹 주요 상장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 3분기 누적 매출 합계는 작년 12조8587억 원에서 올해 14조6700억 원으로 14.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8165억 원에서 1159억 원으로 93.6% 하락했다.
㈜효성도 매출은 9.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4.0% 감소했다. 각각 2조7038억 원, 787억 원을 기록했다.
자회사들의 영업이익 급감에 영향을 받았다. 이 회사는 조현준 회장과 김규영 부회장이 맡고 있다. 조 회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지난 3월 4연임에 성공하면서 계열사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1972년 동양나이론(현 효성)에 입사해 현재까지 40여년간 근무한 정통 효성맨이다. 효성티앤씨의 주요 제품인 스판덱스 개발을 이끈 인물로 알려져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올해 실적이 나빠졌지만, 그간 계열사들의 호 실적을 이끌어 왔고 변동성이 컸던 올해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교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효성티앤씨의 영업이익은 1조678억 원에서 1668억 원으로 84.4% 하락했다. 매출은 15.0% 증가한 7조717억 원이다. 주요 제품인 스판덱스의 중국발 공급 증가와 이에 따른 판매 가격 하락에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고가 원재료 투입으로 스프레드(원료 가격과 제품 가격의 차이)가 약화됐다.
이 회사 대표이사는 올 3월 취임한 김치영 부사장이다. 임기 만료일은 2024년 3월이다. 실적이 나빠졌지만 4분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10월 기준 스판덱스 가격은 전월 대비 10% 늘어난 상태다.
효성중공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4%, 14.9% 증가했다. 양동기 대표와 요토타 타케시 부사장이 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요코타 타케시 부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효성첨단소재의 영업이익은 22.2% 하락했다. 매출은 15.1% 상승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영업이익 악화가 개의치 않다는 듯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전주공장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증설하기 위해 778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또 중국 장쑤성에 탄소섬유 생산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383억 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고도 밝혔다.
이런 공격적인 투자 행보는 실적 악화가 대내외 불확실성 때문일 뿐, 회사의 성장은 지속된다는 확신을 시장에 주고 있다. 이 회사는 이건종 부사장이 올 3월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효성화학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됐다. 원재료 가격 강세로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주력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 수익이 부진한 결과다. 그러나 중국 봉쇄 해제와 유가 하락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한다. 이 부사장은 효성화학과 효성첨단소재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신화인터텍의 영업이익도 적자전환됐다. 김학태 대표의 임기 만료일은 2024년 3월이다.
갤럭시아머니트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0%, 133.3% 증가해 814억 원, 84억 원을 기록했다. 결제사업부문의 영업익이 대폭 상승한 덕이다.
남경환 효성ITX 대표와 이반석 갤럭시아에스엠 대표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이 이끌고 있는 회사의 영업이익은 각각 24.1%, 16.0% 증가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