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지난해 모든 사업부문에서 선전, 영업이익을 100% 넘게 늘렸다. 특히 오세철 사장이 이끄는 건설부문은 영업이익을 250% 가까이 늘려, 전사 수익성 상승을 견인했다.
1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물산의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 43조1620억 원, 영업이익 2조528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5.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1.4% 상승했다.
고정석 상사부문장, 오세철 건설부문장, 정해린 리조트부문장(이상 대표이사 사장), 이준서 패션부문장(부사장) 등 4명의 사업부문장이 이끄는 주력 사업부문이 모두 호실적을 냈다.
특히 오세철 사장이 이끄는 건설부문의 실적 상승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매출 14조5980억 원, 영업이익 8750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32.8%, 248.1% 증가한 수치다. 대규모 프로젝트 공사 본격화, 국내외 수주 물량 증가가 가파른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2021년부터 건설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오 사장은 현장경험이 풍부한 CEO로 평가된다. 특히 해외통으로 일컬어지는 오 사장 취임 이후 해외사업에 공을 들인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고정석 사장이 맡고 있는 상사부문은 지난해 매출 20조2180억 원, 영업이익 397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6.5%, 34.1% 증가했다. 철강, 화학 등 주요 품목의 지역 간 가격 및 수급 차이를 활용한 트레이딩 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고 사장은 2018년부터 상사부문을 이끌어왔다. 2021년부터 두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4명의 사업부문장 중 재임기간이 가장 길다. 고 사장은 줄곧 삼성물산 상사부문에 몸담아온 정통 상사맨이다. 상사부문 수장에 오른 뒤 특유의 추진력을 앞세워 사업 체질과 조직 분위기 쇄신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패션부문은 지난해 매출 2조10억과 영업이익 1800억 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대비 13.3%, 79.4% 증가한 수치다.
꾸준히 진행해온 브랜드 구조조정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또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이 성과를 내고,독점 수입하는 신 명품 브랜드가 MZ세대에 인기를 얻으면서 실적이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매출이 2조 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패션부문은 대표이사 사장이 맡고 있는 다른 사업부문과 달리 부사장인 이준서 패션부문장이 2년째 이끌고 있다.
이 부사장은 제일모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30년간 패션부문에서 기획, 재무, 해외 등의 업무를 두루 거쳐 조직 구석구석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패션사업 전문성과 재무적 역량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리조트부문은 지난해 7570억 원의 매출과 56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6.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은 리조트부문은 2020년 822억 원이던 영업손실을 2021년 322억 원으로 줄인데 이어 지난해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은 지난 2년간 맡아온 한승환 사장이 물러나고 지난해 말 리조트부문장으로 선임된 정해린 사장이 이끈다. 전임과 마찬가지로 정 사장은 리조트부문 대표이사와 함께 푸드서비스 기업 삼성웰스토리 대표이사를 겸직한다.
정 사장은 삼성전자 지원팀, 감사팀, 무선사업부, 구주총괄 등을 거친 경영관리 전문가로 꼽힌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움츠러들었다가 반등한 리조트부문의 성장속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2년 연속 영업이익이 줄어든 삼성웰스토리의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재훈 기자 jeje@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