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IT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연구개발비를 크게 늘려 국내 기업 중 연구개발(R&D) 투자 최상단에 자리했다. 300여개 국내 대기업집단 상장사 중 연구개발비 규모 6위와 10위에 올랐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네이버와 카카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각각 1조8091억 원과 1조213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의 연구개발비는 전년(1조6551억 원) 대비 9.3%(1540억 원) 증가했고, 카카오의 연구개발비는 전년(7645억 원)보다 33.6%(2568억 원) 늘었다.
두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305개 대기업집단 상장사 중 6위와 10위에 해당한다.
두 회사는 비제조 IT 기업 중 가장 많은 돈을 R&D에 쏟아부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 상위 10개 기업 중 네이버와 카카오를 제외한 8곳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 LG화학, 현대모비스, 삼성SDI 등 대표적인 제조기업으로, 지난해 최소 20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기업들이다.
지난해 네이버는 8조2201억 원, 카카오는 7조106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들 기업과 대등한 R&D 투자를 진행한 것은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의 22.0%, 카카오는 매출의 14.4%를 R&D에 투입했다. 두 회사는 연구개발비 1조원이 넘는 10개 기업 중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1, 2위를 기록했다. 두 기업 외에 연구개발비 비중이 두 자릿 수인 기업은 SK하이닉스(11.0%)가 유일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R&D 투자를 확대했다.
네이버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선보인 후 외부기업에 AI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자연언어처리 관련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초대규모 딥러닝 언어모델, 동영상 번역 기술 등 다수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의 등록특허는 2021년 말 2540개에서 지난해 말 2663개로 증가했다. 특허에는 검색, 플랫폼, 모바일, 온라인 광고·쇼핑, 인프라, AI 등 지식재산권이 포함돼 있다.
카카오는 AI, 클라우드, 머신러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R&D 투자를 강화했다. 이 회사는 카카오 엔터프라이즈를 통해 B2B 영역을 본격화할 계획으로, AI, 클라우드 등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 각 사업영역에 AI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AI기술 상용화 사례를 늘리고 있다.
이러한 R&D 활동을 통해 카카오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외 등록특허 819개를 보유하고 있다. 전년(731개)보다 12.0%(88개) 늘었다.
김민지 기자 hones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