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이 순이익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급 보험금 또한 규모가 커지며 수익성 방어에 실패했다는 평이다. 다만, 원수보험료가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점과 온라인 가입 수요가 점점 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9월 구원투수로 취임한 문효일 대표는 임기 내 캐롯손보의 실적을 개선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캐롯손해보험의 연간 주요 실적을 분석한 결과,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79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650억 원)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초기 보험 산업의 특성상 시스템 구축 및 인지도 향상을 위한 마케팅 등 대규모의 투자 비용이 수반되는 제한점이 있다"며, "하지만 사업비율 감소 및 손해율 개선으로 손익개선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5월 설립된 이 회사는 같은 해 당기순손실 91억 원을 기록했다. 2020년엔 38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는 주요 상품인 미니보험 등 수익성이 낮은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미니보험은 보험료가 1만 원 안팎이며 가입기간도 1년 미만으로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캐롯손해보험의 주력 상품인 주행거리 측정으로 탄 만큼 결제하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누적 가입건수가 100만 건을 돌파하며 지난해 12월 기준 갱신율은 90.2% 돌파했다. 다만,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85%에 이르기에 중소사들은 자리를 잡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캐롯손보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1%대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의 성장성 유지 및 사업 확장에 힘을 쓸 것이며, 커넥티드 데이터를 활용한 차별화된 디지털보험 상품인 넥스트 퍼마일 출시 및 서비스 확대로 경영을 펼쳐나갈 것"이라며, "캐롯만이 지닌 장점들을 바탕으로 캐롯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지속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보험계약자와 계약체결 뒤 받는 원수보험료는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3078억 원으로 전년(1713억 원) 대비 79.7% 상승했다. 2020년엔 298억 원이었다.
보험금 지급액도 증가 추세다. 2020년 134억 원, 2021년 1073억 원, 지난해에는 2350억 원이다. 2021년 대비 작년 증가율은 두 배가 넘었다. 업계는 수익성 개선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로 인해 문효일 대표가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문 대표는 1972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엔 한화그룹에 입사했고 한화생명서 다양한 부문의 전략투자 및 컨설팅을 담당해왔으며, 글로벌 전략투자 및 디지털혁신 부문 전문가로 알려졌다.
문 대표의 주요 과제는 단연 수익성 개선이다. 장기보험 상품 포토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
지난 4월엔 990 운전자보험을 개선 및 강화한 '캐롯 투게더 운전자보험’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캐롯손보 관계자는 "상품 포트폴리오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3월에는 장기보험 경쟁력 확대를 위해 기존의 직장인 생활건강보험에 정신질환을 보장해주는 ‘마음케어모듈’을 신설했다. 지난해 11월엔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타깃으로 하는 '캐롯 마음튼튼 우리아이보험'을 내놨다.
문 대표는 2년의 임기 동안 순이익 흑자 전환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