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으로 부상한 쿠팡과 제조·유통기업들의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쿠팡이 자사의 수수료가 낮다는 주장을 위해 11번가의 평균 수수료를 20%로 오해하게 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쿠팡은 지난 3일 한 언론사 보도를 반박하는 입장자료를 통해 주요 오픈마켓의 최대 판매수수료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서 11번가의 최대 판매수수료율이 20%로 가장 높았다.
11번가 측은 185개 상품 카테고리 가운데 3개(디자이너 남성의류, 디자이너 여성의류, 디자이너 잡화)만 수수료가 20%이고, 나머지 품목은 7~13%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판매수수료는 상품판매와 관련된 중요한 거래조건으로, 이커머스 각 사업자가 상품의 가격, 판매량 등에 따라 카테고리별로 각각 다르게 설정하고 있다는 게 11번가의 설명이다.
쿠팡은 이에 대해 각 사의 공시된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것이어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LG생활건강과 4년 9개월 만에 거래를 재개한 지 일주일도 안 돼 11번가와 또 다른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쿠팡과 LG생활건강의 충돌은 2019년 LG생활건강이 생활용품과 코카콜라 납품 가격을 낮추라고 강요 받았다며 불공정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쿠팡을 신고하며 시작됐다. 이후 공정위는 쿠팡의 불공정행위로 판단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33억 원을 부과했다.
쿠팡은 CJ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2022년 12월 CJ제일제당의 즉석밥 ‘햇반’ 납품 단가를 두고 충돌이 시작됐다. 쿠팡은 지난해 6월 CJ제일제당의 제품을 직매입하지 않아도 자사의 매출에는 문제가 없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후 CJ대한통운, CJ올리브영과도 갈등이 촉발돼 CJ와의 갈등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이커머스 1위인 쿠팡과 제조·유통기업들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쿠팡은 2010년 ‘최저가 보장, 빠른 배송’을 앞세으며 출범했다. 쿠팡은 다른 온라인 유통 플랫폼 대비 낮은 낮은 상품 가격과 오늘 주문하면 다음날 도착하는 ‘로켓배송’을 앞세워 업계 1위로 급부상했다.
만년적자의 우려에서도 벗어났다. 2022년 3분기에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한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처럼 고속성장하며 유통공룡이 되는 과정에서 제조·유통업계와 불협화음과 갈등이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