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완성차 업체의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 폼팩터(형태) 다양화에 나선다. 그동안 파우치형 배터리 양산에 집중해온 SK온은 파우치형은 물론, 각형, 원통형까지 3대 폼팩터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2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온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3분기 연구개발비는 220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703억 원) 대비 29.6% 증가했다.
SK온은 연구개발을 통해 자동차 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세대배터리 소재, 배터리 구독서비스(Baas)와 같은 신규 사업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전기차 수요 확대에 발맞춰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로 배터리 수요가 감소하고,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이에 배터리 업계는 기술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온은 먼저 폼팩터 다양화에 나선다. SK온은 분할 이후 현재까지 파우치형 배터리만 양산해왔다. 주요 고객사로는 포드가 있다. 국내 기업인 현대차·기아도 국내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SK온은 최근 ‘CES 2024’를 통해 폼팩터 확대 의지를 밝혔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고객마다 요구하는 사양이 달라 이에 대응하고자 3개 폼팩터를 모두 개발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재 등 여러 가지를 개발하고 고객 서비스를 넓히려 한다"고 말했다.
SK온은 지난해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각형 시제품을 선보였다. 원통형 배터리까지 개발한다면 3개 폼팩터를 모두 갖추게 된다. 최 수석부회장은 CES에서 원통형도 상당 수준까지 개발했다며 양산 시점은 고객들이 원하는 시기에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에 적용되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배터리다. 고체 전해질은 액체 대비 화재 위험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온은 최근 미국 전고체 배터리 기업 솔리드파워와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솔리드파워가 보유한 전고체 배터리 셀 설계 및 파일럿 라인 공정 기술 전부를 연구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SK온은 앞서 2021년 솔리드파워에 3000만 달러(약 400억 원)를 투자하며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는 데 합의했다.
SK온은 2025년까지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본격 양산에 앞선 시험 생산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