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가 플랜트 사업 신규수주를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주택 사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으면서 플랜트 사업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데이터뉴스가 DL이앤씨의 실적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규수주액은 14조88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1조8944억 원) 대비 25.2% 증가했다.
DL이앤씨의 사업부문은 크게 주택, 플랜트, 토목으로 구분된다. 신규수주 추이를 보면, 주택 사업 수주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토목과 플랜트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돋보였다. 특히 플랜트 부문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해 초 공사 규모가 1조4000억 원에 달하는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패키지1 공사에 참여하기로 하며 수주를 크게 늘렸다. T2C2(Thermal Crude to Chemical,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 및 기존 공장 연결 공사 사업을 수주했다.
이를 기반으로 1분기 만에 플랜트 수주가 1조 원을 넘어섰다. DL이앤씨로 재출범한 2021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이후 전남 여수 화치단지의 TW바이오매스에너지 열병합발전소 건설공사(2500억 원), GS파워가 발주한 노후화 발전소 열대화 프로젝트인 부천열병합발전소 현대화사업 건설 공사(4323억 원)도 수주했다.
토목 부문 수주도 대폭 확대됐다. 지난해 1조9745억 원의 수주를 따내며, 전년(9193억 원) 대비 114.8% 증가했다. 연초 해저 분기터널 설계 차별화를 내세워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이 공사의 총 사업비는 6974억 원이다.
플랜트와 토목 사업이 전체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플랜트는 2022년 14.7%에서 2023년 23.2%로 8.5%p, 토목은 7.7%에서 13.3%로 5.6%p 상승했다. 이 기간 주택 수주 비중은 77.6%에서 63.5%로 14.1%p 감소했다.
최근 몇 년간 주택 사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으면서 주요 사업 축이 플랜트·토목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DL이앤씨는 주택 원가율 부담으로 인해 지난해 영업이익(3307억 원)이 전년(4970억 원) 대비 33.5% 감소했다.
한편, DL이앤씨는 플랜트 사업 성장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 반등이 기대된다. 플랜트 사업은 주택 사업보다 원가율이 낮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플랜트 사업의 원가율은 79.8%, 주택사업은 91.9%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