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꾸준히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연구개발비를 큰 폭으로 늘리며 3년 만에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5%대로 끌어올렸다.
1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전자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연구개발(R&D) 투자가 매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는 R&D에 4조2834억 원을 투입했다.
LG전자는 2022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로 인해 영업이익 감소(2021년 4조580억→2022년 3조5510억 원)를 겪었다. 지난해에는 물류 효율화를 통한 재고 관리와 B2B(기업간 거래), 구독 사업 확대를 통해 매출을 늘렸지만, 영업이익은 3조5491억 원으로 전년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R&D 확대 기조가 이어져 주목된다. 2020년 3조2890억 원이던 연구개발비는 2021년 3조5721억 원, 2022년 4조370억 원으로 매년 성장하며 4조 원대에 돌입했고, 지난해에는 4조28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R&D 실적을 사업부문별로 보면 지난해에는 전장(VS) 부문이 돋보였다.
VS사업은 LG그룹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주요 축으로, 지난해 사업부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90조 원대의 풍부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10조1476억 원의 매출을 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까지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2건, 1건씩의 연구개발 실적을 냈는데, 2023년에는 3건으로 증가했다.
차세대 차량용 투명 안테나를 'CES 2024'에서 공개했고, 완성차 고객을 위한 사이버보안 관리 솔루션도 공개했다. 지난해 초에는 GM으로부터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 분야 최우수 공급사로 선정됐다.
H&A(가전) 사업이 24건의 연구개발 실적을 거두며 가장 앞섰고, HE(TV)와 BS(비즈니스 솔루션)이 각각 14건, 13건, LG이노텍이 8건으로 집계됐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반등했다. LG전자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0년 5.8%에서 2021년과 2022년 4.8%로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구개발비 확대에 힘입어 3년 만에 5%대에 재진입했다.
한편, LG전자는 올해도 R&D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해외 법인 역량 강화 의지가 돋보인다. 지난해 3월 베트남에 VS사업본부의 R&D 법인을 세웠고, 7월에는 인도네시아 찌비뚱에 HE사업본부의 R&D 법인을 설립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