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차량 조명 모듈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한다

LG이노텍은 올해로 상용화 10주년을 맞는 ‘넥슬라이드(Nexlide∙Next Lighting Device)’로 글로벌 차량용 조명 모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LG이노텍은 차량 조명이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돕는 단순 점등장치였지만,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와 차량 조명의 역할과 가치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외관을 디자인하는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차량 조명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다.

LG이노텍의 차량용 플랙서블 입체조명 모듈 넥슬라이드는 이 같은 미래 모빌리티 트렌드를 고려한 차량 라이팅 솔루션이다. 넥슬라이드는 주간주행등,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RCL, Rear Combination Lamp, 후미등, 정지등, 방향 전환등 포함) 등 차량의 다양한 곳에 적용 가능하다.

LG이노텍은 지난 2014년에 넥슬라이드-A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해 개발에 성공해 최근 양산에 돌입한 넥슬라이드-M까지 9개 라인업이 시장에 나왔다. 넥슬라이드는 현재까지 한국을 비롯한 북미, 유럽, 일본, 중국 등 국내외 9개 완성차 브랜드 88개 차종에 장착됐다.

넥슬라이드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매출 47%의 성장률을 보이며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의 주력 제품으로 거듭났다. 지난달 기준 넥슬라이드의 누적 수주는 146건에 달한다.

넥슬라이드는 얇은 기판에 여러 개의 광원 패키지, 휘어지는 소재인 광학 레진, LG이노텍의 미세 광학패턴 기술을 적용한 광학필름 등을 붙여 만든다. LG이노텍은 200건이 넘는 기술 특허를 획득해 넥슬라이드 관련 독점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넥슬라이드가 개발되기 전까지 면광원(표면이 균일하게 빛나며 두께가 없는 광원)을 구현하기 위해 점광원에 빛을 고르게 퍼지도록 하는 ‘이너렌즈(Inner Lense)’ 등과 같은 부품을 사용해야 했다.

LG이노텍은 자사의 특허기술로 추가 탑재해야 했던 부품 수를 20% 이상 줄였다고 밝혔다. 이덕에 모듈 두께를 슬림화할 수 있었다. 모듈 두께가 얇아져 보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해지고 차량 디자인의 설계 자유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가장 최신형 모델인 넥슬라이드-M은 공기층(Air Gap)을 아예 없앤 새로운 공법이 도입돼 모듈 두께가 기존 제품의 30% 수준으로 슬림화됐다.

LG이노텍은 두께를 최소화하면서도 차량 조명의 밝기는 높인 것이 넥슬라이드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넥슬라이드-M은 기존 제품 대비 밝기가 4배 증가해 주간주행등(DRL, Daytime Running Lights)의 글로벌 법규 기준인 500칸델라(cd, 광원의 밝기를 나타내는 단위)까지 빛을 낼 수 있다.

넥슬라이드를 적용하면 소비 전력도 줄일 수 있다. 모듈 밝기가 높아지면서 적은 전력으로 충분한 밝기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전비(전기차의 연비)를 줄일 수 있다. 

최근 완성차 시장에선 차량 그릴에 장착된 조명이 운전자와 운전자(V2V), 운전자와 보행자(V2P) 간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하거나 특정 색으로 자율주행차의 주행 상태를 표시한다.

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LG이노텍은 다양한 문구 및 애니메이션 효과를 낼 수 있는 픽셀 라이팅(작은 입체 조명을 반복적으로 배치하는 조명 디자인) 기술 개발을 2025년까지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이와 더불어 중저가 전기차 OEM으로 고객을 확대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차세대 넥슬라이드도 내년까지 개발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유병국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장은 “‘LG이노텍은 지난 10년간 넥슬라이드로 차량 조명 모듈 사업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차량 조명 모듈을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 조사기업 리포트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조명 시장은 2022년 219억 달러(약 29조 원) 규모에서 2030년 320억8000만 달러(약 42조45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