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의 수익성 지표가 홍콩 ELS 배상액 여파로 일제히 악화됐다. 다만 ELS 배상액 규모에 따라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위는 크게 뒤바꼈다. 지난해 3위였던 하나금융지주가 1위에 올라섰다.
ROE(Return On Equity)는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주주가 갖고 있는 지분에 대한 이익의 창출 정도를 나타낸다. 당기순이익을 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23일 데이터뉴스가 4대 금융지주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4개 기업 모두 올해 1분기 ROE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낮아졌다. 올해 1분기 실적에 홍콩H지수 ELS 손실 보상액 관련 충당부채를 영업외비용으로 반영한 데 영향을 받았다.
홍콩H지수는 중국본토기업이 발행했지만 홍콩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는 주식 중 시가총액, 거래량 등을 기준으로 추린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ELS는 만기 내 지수·종목 등 기초자산 가격이 특정 가격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원금과 약속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파생상품이다.
홍콩H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계좌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홍콩H지수는 2021년 1만1000선이었지만 지난해 말 5000선까지 하락하면서 손실률이 급증했다. 이에 4대 시중은행은 정기이사회에 홍콩 ELS에 대한 자율배상 관련 안건을 상정했고, 1분기 실적에 자율배상 관련 충당부채를 반영하기로 했다.
홍콩 ELS 배상액에 따라 ROE 순위가 크게 갈렸다. 올해 1분기 ROE 1위는 하나금융지주가 차지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충당부채 인식액은 1799억 원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은 각 8620억 원, 2740억 원, 75억 원을 인식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ROE는 10.44%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2.05%) 대비 1.61%p 낮아졌지만, 하락폭이 비교적 작아 ROE 순위가 3위에서 1위로 상승했다.
이어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각각 10.37%, 10.32%로, 10%를 넘겼다. 우리금융지주는 홍콩ELS 배상 인식액은 75억 원으로 가장 적었지만, 그룹 전체 순익 중 95% 이상을 차지한 은행이 순이자마진 하락으로 수익성 하락을 겪으며 ROE가 2.19%p 떨어졌다.
홍콩 ELS 배상액 규모가 가장 컸던 KB금융지주는 ROE 하락폭도 가장 컸다. 올해 1분기 ROE가 8.15%로, 지난해 같은 기간(12.5%)보다 4.35%p 낮아졌다.
4대 금융지주는 총자산이익률(ROA)도 모두 악화됐다. KB금융이 2023년 1분기 0.89%에서 올해 1분기 0.59%로 0.30%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가 0.79%, 0.86%, 0.78%에서 0.67%, 0.77%, 0.70%로, 각각 0.12%p, 0.09%p, 0.08%p 떨어졌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