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이 연구개발(R&D) 부문을 신설 자회사 유노비아로 분할한 이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1분기 연결기준 연구개발비가 크게 줄어들어든 것으로 나타나 향후 공격적 R&D 투자와 수익성 개선 사이에서 어떤 기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일동제약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 1507억 원, 영업이익 151억 원을 기록했다. 연결기준으로는 매출 1511억 원, 영업이익 9589만 원을 기록했다.
일동제약은 2020년 4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4분기 별도기준 7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동안 일동제약의 적자를 이어온 요인 중 하나로 공격적인 R&D 투자가 꼽힌다. 이 회사는 2021년 1082억 원, 2022년 1251억 원 등 2년 연속 1000억 원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각각 매출 대비 19.3%, 19.7%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 기간 일동제약은 555억 원, 73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11월 경영 쇄신을 목적으로 R&D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약 R&D를 전담하는 자회사 유노비아를 신설했다. 일동제약은 유노비아 분사 후 연구개발비가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연구개발비는 83억 원으로, 직전 분기(233억 원)보다 64.3%(150억 원) 줄었다.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는 이보다 더 줄어 23억 원에 그쳤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5%까지 떨어졌다.
일동제약의 줄어든 R&D 투자의 상당부분은 유노비아가 책임졌다. 아직까지 별다른 매출이 없는 유노비아는 올해 1분기 13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손실의 대부분은 R&D 관련 비용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동제약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유노비아를 포함한 일동제약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연구 및 개발비용은 164억 원으로 집계됐다. 별도기준보에 비해 141억 원 많다.
한편, 일동제약의 연결기준 1분기 연구·개발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248억 원)보다 33.9%(84억 원) 줄었다. 1년 전보다 크게 줄어든 R&D 투자는 올해 1분기 일동제약이 소액이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하는데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1분기 연결기준 14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공격적으로 R&D 투자를 이어가며 뚝심있게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해온 일동제약이 유노비아를 포함한 R&D 투자와 수익성 사이에서 앞으로 어떤 스텐스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한편, 일동제약은 유노비아 분사를 통해 R&D 비용 지출을 줄이고, 유노비아의 신약 개발 성과에 따라 수익을 나눠갖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유노비아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신약 R&D에 집중해 투자 유치가 용이해져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게 일동제약의 설명이다.
유노비아는 일동제약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토대로 R&D를 수행하고 있다. 당뇨·비만치료제 ‘ID110521156’,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ID120040002’,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ID119040338’ 등이 대표 파이프라인이다.
ID110521156은 제2형 당뇨 치료 목적의 저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로, 비만치료제로서의 가능성도 보여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개발 단계에 진입했다.
ID120040002은 P-CAB 계열의 소화성 궤양 치료제 후보물질로, 지난해 임상 1상을 마치고 올해 2분기 임상 2상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ID119040338은 비도파민계 파킨슨 치료제로,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1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