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불황에 빠져있던 조선업계가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을 맞아 수주가 크게 늘고 있다. 한 때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던 조선업계가 수주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인력 충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가운데, 채용 인력의 상당수가 외국인으로 채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데이터뉴스가 국내 조선 6개 기업(HD현대 계열 4사,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3년 말 현재 이들 기업의 전체 직원은 2022년 말(3만7967명)보다 2458명 증가한 4만245명으로 집계됐다.
조선업이 호황기를 맞으면서 주요 조선사들은 양호한 수주 실적을 올리며 2~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이를 소화하기 위해 조선업계는 인력 충원에 힘쓰고 있다. 특히 외국인 인력의 유입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공단을 거쳐 취업한 조선업 종사 외국인은 2021년 230명에서 2022년 2667명, 2023년에는 5540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조선업 인력난 완화를 위해 지난해 고용허가제 외국인력(E-9 비자)에 대한 조선업 전용 쿼터를 신설했다. 2025년까지 매년 5000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조선업에 배정한다.
조선 3사의 외국인 임직원 수도 2022년 58명에서 지난해 1794명까지 확대됐다.
외국인 임직원을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삼성중공업으로, 2022년 대비 917명 증가한 944명을 기록했다.
HD현대중공업도 2022년 16명에서 2023년 478명으로 외국인 임직원을 대폭 늘렸다. HD현대미포는 2022년 외국인 임직원이 0명이었지만 2023년에는 313명을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의 적응을 돕기 위한 지원책이 내부적으로 마련돼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번역 서비스 ‘AI 에이전트(Agent)’의 1단계 개발을 완료했으며, 이를 전남 영암에 위치한 HD현대삼호의 선박 건조 현장에 적용했다. 올해 말까지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등 조선 부문 전 계열사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또 향후 외국인 채용 계획에 대해 “생산직 분야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2022년 대비 직원을 865명 늘려 3사 중 직원수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HD현대중공업(497명)과 HD현대미포(443명)도 직원 수가 400명 이상 증가했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