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한미약품의 성장세가 둔화됐다. 경영권 분쟁이 끝난 현재 ‘4자연합’이 지지하는 박재현 대표의 경영 역량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28일 데이터뉴스가 한미약품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은 1조4955억 원으로 2023년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년 대비 46억 원(0.3%) 증가에 그치며 매출 증가율이 둔화됐다.
영업이익은 2162억 원으로 전년(2207억 원) 대비 2.0% 감소했다. 회사 측은 전년의 마일스톤 계약에 따른 기저 효과, 독감 유행 지연, 의정 갈등 장기화 등이 성장 둔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월부터 오너일가간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지난해 12월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그룹 4자연합(신동국, 송영숙, 임주현, 라데팡스)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의 보유 지분 일부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분쟁이 마무리될 조짐을 보였다. 지난 13일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사임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종식됐다.
박재현 대표는 4자연합의 지지를 받아 한미약품을 이끄는 전문경영인이다. 박 대표는 1993년 한미약품에 입사해 제제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시작해 2018년 한미약품 팔탄공장장을 맡았다. 2022년 한미약품 제조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한 후 2023년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박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둔화된 실적 성장세를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 제품으로 얻은 수익을 신약개발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하고, 경쟁력 있는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발매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2020년 매출 1조759억 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에 진입한 후 매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요 제품인 이상지질혈증 복합신약 ‘로수젯’의 매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로수젯 처방액은 2020년 705억 원에서 지난해 2103억 원으로 198.3% 성장했다.
한미약품은 ‘포스트 로수젯’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개량·복합신약을 차례로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는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한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통해 주요 과제들의 임상 및 비임상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