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업계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뷰티 디바이스로 해외에서 성장세를 보인 에이피알이 애경을 제치며 화장품 빅3에 이름을 올렸다.
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에이피알의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은 7228억 원으로, 전년(5238억 원) 대비 3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애경산업의 매출은 67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에 그쳐 에이피알이 437억 원 차이로 앞섰다.
수익성도 챙겼다. 영업이익은 전년(1042억 원) 대비 17.8% 증가한 1227억 원을 기록했다. 애경산업(474억 원)보다 2.5배 이상 큰 규모다.
에이피알의 급성장은 뷰티 디바이스와 화장품·뷰티 제품의 매출 증가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매출은 전년 대비 44.6% 증가했다. 대표 브랜드는 ‘메디큐브 에이지알’로 부스터 프로 제품을 중심으로 누적 판매량이 300만 대를 기록하며 성장을 뒷받침했다.
화장품·뷰티 부문 역시 58.0% 성장했다. 에이피알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로는 ‘메디큐브’와 ‘에이프릴스킨’ 등이 있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에이피알의 제로모공패드가 아마존 토너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고, 콜라겐 나이트 랩핑 마스크 등이 2위를 차지했다.
에이피알의 매출 비중은 뷰티 디바이스 43.3%, 화장품·뷰티 46.8%, 기타 9.9%로 구성돼 있다. 특히 해외 매출이 전체의 64%를 차지(2024년 4분기 기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편, 애경산업은 화장품 및 생활용품 사업을 기반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계 순위 변동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K-뷰티 시장이 글로벌 무대에서 더 경쟁력을 갖춰가는 가운데, 향후 업계 내 경쟁 구도가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