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체에 해외로…백화점 3사, 일본·동남아에 눈길

상반기 오프라인 유통 매출 5년 만에 역성장…신세계·현대백화점은 협업·정규 매장 운영 등으로, 롯데는 직진출 형태

[취재] 국내 정체에 해외로…백화점 3사, 일본·동남아로 눈 돌린다
국내 백화점 3사가 정체된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K브랜드와 K컬처의 인기를 기반으로 일본과 동남아 시장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는 모습이다. 

23일 데이터뉴스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오프라인 유통 매출 증감률은 -0.1%로, 5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백화점업계는 내수만으로는 외형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해외 시장을 수익 다각화의 핵심 축으로 설정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자사 편집숍 브랜드 ‘하이퍼그라운드’를 중심으로 일본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최근 도쿄 시부야의 쇼핑몰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어 국내 신진 패션 브랜드를 선보였다. 오사카 한큐백화점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팝업을 진행한 바 있다. 

신세계는 일본의 도큐 리테일 매니지먼트와 MOU를 체결해 시부야 히카리에, 109 등 주요 상권에 입점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 신진 브랜드의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수출 허브’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일본 도쿄 파르코 백화점에 정규 리테일숍 ‘더현대 글로벌’을 오픈했다. 단순 팝업을 넘어 현지 상설 매장으로 자리잡은 이 공간은 국내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큐레이션해 판매하는 구조다. 

이를 시작으로 향후 5년 내 일본 내 5개 매장을 추가 개점할 계획이며, 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으로의 확장도 검토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가장 공격적인 ‘직진출형’ 전략을 취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복합몰 형태의 백화점을 운영 중이다. 특히 베트남 하노이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개장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향후 2030년까지 동남아 권역 매출 3조 원 달성을 목표로 신규 출점을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해 싱가포르에 해외사업 총괄 조직(iHQ)을 설립해 동남아 전역의 리테일 운영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백화점의 해외 진출을 단순한 출구전략이 아닌 성장전략으로 본다. 국내 소비 침체 속에서 해외 시장을 실험무대로 삼아 브랜드 영향력과 수익원을 동시에 확대하려는 시도다. 백화점 3사의 전략은 방향은 달라도 공통적으로 ‘K브랜드의 글로벌화’라는 목표를 향한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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