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임직원, 일반인 대비 대출이자 덜 내 - 1인당 연 85만원

은행의 대출 금리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서민들의 생활은 한층 힘들어지고 있는데 반해 은행들이 자사 임직원들에게는 일반인에 비해 턱없이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특혜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한나라당(예산·홍성) 홍문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2월말 현재 13개 전국단위은행은 임직원 6만 2,115명에게 총 1조 7,817억원(잔액기준)을 평균금리 5.09%에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 임직원당 평균 2천 8백만원의 대출을 받았으며, 일반자금대출 시중금리를 평균8%로 놓고 임직원 대출과 비교해 봤을 때 총 534억 5천만원, 1인당 약 85만원의 이자를 일반인에 비해 덜 내고 있는 셈이다.

이들 은행이 적용한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은행별로 최저 연 1%에서 최고 연 6%로 일반 개인신용대출금리(연 6~12%)는 물론 주택담보대출(연 6%대 후반)보다도 일부 낮은 수준이다.

한편,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6개 은행의 임직원 대출금리는 SC제일은행이 연 1%로 가장 낮았으며, 농협(연 3%), 우리은행(연 5.5%), 수협(연 5.75%), 조흥·하나은행(연 6%) 등이 정상적인 은행보다 훨씬 싼 대출 이자를 물리고 있고,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에 대한 신용대출 금리가 연 6∼12%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공적자금을 받아 연명하는 은행들의 도덕적 해이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 임직원 대출금액과 금리는 SC제일은행이 253억원을 평균 1%의 금리로 대출했고 농협중앙회도 611억원을 평균 3%에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수출입은행이 64억원을 평균 4.92%의 금리로 대출했고, 기업은행 2,100억원 평균 5.2%, 우리은행 1,402억원 평균 5.5%, 국민은행 9,032억원 평균 5.72%, 수협중앙회 265억원 평균 5.75%, 하나은행 575억 평균 6%, 외환은행 457억 평균 6%, 씨티은행 361억원 평균 6%, 신한은행 258억원 6%, 조흥은행 2,194억원 6%에 대출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홍문표 의원은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최대의 호황을 누리는 시중은행들이 서민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금리를 유독 큰 폭으로 올리면서 자사 임직원들에게는 이 같은 특혜를 주는 것은 아무리 적법한 내규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것은 일반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구태의연한 처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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