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중형세단은 쏘나타, 준중형은 아반떼, 소형SUV는 티볼리...배기량에 따른 체급별 대표 자동차를 놓고 관련업계는 묘한 신경전과함께 자존심 경쟁을 벌인다.
자동차의 체급은 배기량으로 구분된다. 2000cc는 중형, 1600~1800cc는 준중형, 2000cc 이상은 대형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배기량별 선호도 및 인지도가 가장 높은 차량 모델을 곧 해당 차급으로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중형세단은 ‘쏘나타급’, 소형SUV는 ‘티볼리급’ 등으로 부르는 식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 체급별 대표차종은 곧 자존심으로 통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세단과 SUV는 62개 모델(차량명 기준)이 있다. 이중 차급별 대표로 통하는 모델은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
2000cc 중형 세단을 대표해 ‘쏘나타급’으로 불리는 현대차 쏘나타는 1985년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모델명을 이어가고 있는 국산차 최장수 브랜드로 7세대로 진화하며 누적 판매대수가 800만대에 달한다. 출시 당시 차량명은 소나타였지만, ‘소나 타는 차’라는 별명 때문에 1년 만에 이름을 바꿨다. 1988년 출시된 2세대 쏘나타는 국산 중형차 중 처음으로 수출길에 오르기도 했다. 기아차 K5가 디자인을 강점으로 대항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올해 5월까지 판매만 살펴봐도 쏘나타는 3만2739대로 K5(1만5385대)와 한국지엠 말리부(1만6819대)를 합친 것보다 많다.
1600~1800cc 준중형 세단은 ‘아반떼급’으로 불린다. 아반떼의 모태는 ‘고성능의 안전한 범 세계적인 차’라는 콘셉트의 엘란트라로 1990년 첫 출시됐다. 출시 후 6세대로 이어온 아반떼는 연평균 42만대, 하루 1100대 이상이 팔리며 전 세계적으로 1000만대 이상 판매됐다.
1000cc 경차는 기아차 모닝과 한국지엠 스파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중적인 인지도는 모닝이 다소 앞서고 있다는 평가지만 판매대수는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지난해는 스파크가 7만8035대로 모닝(7만5133대)보다 많이 팔렸지만, 올 들어서는 5월까지 모닝이 2만9914대로 스파크(2만12대)보다 잘 나가고 있다.
2000cc 이상의 준대형과 대형세단은 ‘쏘나타급’ 만큼의 존재감은 아니지만 그랜저와 제네시스(과거 에쿠스)가 차급의 대표로 통한다.
1600cc 소형SUV는 ‘티볼리급’으로 불린다. 티볼리는 한때 경영난으로 대량해고 사태를 겪었던 쌍용차를 회생시킨 구세주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 2015년 초 3500억 원을 들여 인도 마힌드라 그룹과 긴밀한 협력으로 탄생했으며, 지난해 쌍용차가 9년 만에 흑자전환 하는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에 힘입어 쌍용차는 지난해 해고노동자와 희망퇴직자 일부를 다시 회사로 복귀시키기도 했다. 티볼리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8만5821대가 팔렸는데, 쌍용차 전체 판매의 55.1%를 차지했다. 최근 현대차가 코나를 선보이며 경쟁에 나섰지만, 이후 티볼리의 일일 계약대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0cc 중형SUV의 대표차는 현대차 싼타페다. 2010년대 초반 침체됐던 국내 SUV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존재감을 쌓았다. 실제 싼타페는 2012년 6월 7년 만에 출시된 신형모델이 SUV 중에서 처음으로 세단을 제치고 월간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3000cc 대형SUV는 ‘모하비급’으로 불리며, 국산차 중 경쟁 모델 자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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