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공장가동률 증가와 함께 생산실적이 큰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녹십자는 두 지표 모두 후퇴한 것으로 조사됐다. 녹십자의 올해 9월 누적 생산실적은 작년에 비해 5.2% 줄었고, 가동률은 64.0%로 5개 기업 가운데 가장 낮다.
이번 조사는 상장기준 제약업계 매출액 상위 5개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5개 기업 가운데 매출 1위인 셀트리온은 생산 실적을 공시하지 않아 집계에서 제외했다. 대신 매출 6위인 한미약품을 집계에 포함했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한양행, 녹십자, 종근당, 광동제약, 한미약품 등 주요 제약 기업의 올해 9월 누적 공장 가동률이 89.6%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88.6%) 대비 1.0%포인트 증가했다. 주요 제약사의 생산 실적이 늘었던 데 영향을 받았다.
공장 가동률이란 실제 생산량을 생산 능력으로 나눠 단순 산출한 결과다. 사업체가 주어진 설비, 노동, 생산효율 등의 조건에서 정상적으로 가동했을 때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생산능력에 대한 실제 생산량의 비율을 뜻한다.
주요 업체 중 녹십자만 생산실적이 감소했다. 생산 실적은 통상적으로 매출액에 비례해 좌우된다. 녹십자는 올해 9월 누적 매출이 1조874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60억 원) 대비 8.1% 늘었다.
녹십자의 생산 실적이 매출과 비례하지 않는 이유는 도입약의 판매비중이 높거나, 의약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 또는 음료나 화장품 등을 통한 사업다각화로 외형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9월 누적 상품과 용역 매출이 4691억 원, 662억 원으로 총 매출 가운데 43.1%, 6.1%씩을 차지했다.
이 기간 생산 능력은 3951억 원에서 4494억 원으로 13.7% 늘었다. 이에 가동률이 대폭 하락했다. 올해 9월 누적 기준 가동률은 64.0%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6.8%) 대비 12.8%포인트 줄었다.
녹십자의 공장 가동률은 주요 제약사 가운데 가장 낮다. 올해 9월 누적 기준 가동률은 업계 평균(89.6%)과 25.6%포인트의 격차가 나타났다. 가동률이 가장 높은 광동제약(131.2%)과의 격차는 67.2%포인트로 집계됐다.
종근당도 가동률이 소폭 하락했다. 생산 실적은 늘었지만, 생산 능력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올해 9월 누적 기준 생산 실적과 생산 능력은 6377억 원, 57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858억 원, 5225억 원) 대비 8.9%, 9.2%씩 상승했다.
5개 기업 가운데 유한양행의 가동률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생산 실적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9년 4345억 원에서 2020년 5664억 원으로 30.4% 늘었다. 이에 공장 가동률 역시 72.9%에서 85.6%로 12.7%포인트 상승했다.
이어 한미약품과 광동제약의 올해 9월 말 기준 가동률이 79.7%, 131.2%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76.9%, 130.4%) 대비 2.8%포인트, 0.8%포인트씩 늘어났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