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지주사 실적 갈랐다…SK㈜·㈜GS·현중 최악 성적표

정유사 둔 지주사, 코로나19 장기화에 실적 급락…LG·LS는 수익성 큰 폭 개선


SK㈜, ㈜GS, 현대중공업지주 등 국내 대표적인 지주회사 3곳이 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들 지주사는 대형 정유사를 계열사로 둔 것이 공통점이다. 

2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요 그룹 지주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9곳 중 7곳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 ㈜GS, 현대중공업지주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SK㈜와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SK㈜는 지난해 1911억 원의 영업손실과 201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SK㈜는 자회사 석유·화학제품 마진 하락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5971억 원의 영업손실과 789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연결 자회사의 경영환경 악화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GS도 부진한 성적표를 남겼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9206억 원에 그쳐 전년에 비해 1조1000억 원 이상 감소했고, 187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GS는 자회사 마진 감소를 실적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들 3개 지주사의 실적 부진은 공통적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낸 정유부문이 직격탄이 됐다.

국내 1위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조5688억 원의 영업손실과 2조160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정유사 중 적자규모가 가장 컸다. GS칼텍스는 2020년 9192억 원의 영업손실과 775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GS칼텍스 역대 최대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영업손실 5933억 원과 당기순손실 3598억 원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코로나19 장기화로 글로벌 석유·화학제품 수요 급락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3개 정유사의 지난해 실적을 합하면 영업손실 4조813억 원, 당기순손실 3조2961억 원에 달한다. 

한진칼은 2019년부터 2년 연속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영업손실(-39억 원→-2229억 원)과 당기순손실(-2592억 원→-3570억 원) 모두 전년보다 증가했다. 한진칼은 자회사 매출이 감소하고 관계회사 지분법 손실을 반영해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효성㈜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전년에 비해 줄었다. 영업이익은 2021억 원에서 1388억 원으로 31.3%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500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99.2% 줄었다. 효성㈜의 수익성 감소는 코로나19에 따른 주요 자회사 손익 변동과 함께 지주회사 행위제한규정 위반사항 해소를 위해 효성캐피탈 주식을 처분한 것이 영향을 줬다. 

CJ(주)는 지난해 1조3903억 원의 영업이익과 248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7.9% 감소하고, 당기순이익은 32.1% 하락했다. CJ CGV 등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영업이익 등의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영업이익(1563억 원)이 전년 대비 10.6% 감소했다. 다만, 2019년 4116억 원이었던 당기순손실 규모를 지난해 2569억 원으로 1500억 원 이상 축소시켰다. 

이처럼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지주사들이 더 많은 가운데 주력 계열사들이 좋은 실적을 거둔 ㈜LG와 구리 가격 상승의 힘입은 ㈜LS는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 

㈜LG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8252억 원과 당기순이익 1조6594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83.6%, 49.9% 상승했다. ㈜LG는 주요 자회사 이익 증가로 인한 지분법 손익 변동을 실적 개선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등 LG그룹의 상장계열사 중 2020년 실적을 발표한 12곳 모두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LS는 지난해 영업이익(4148억 원)이 17.9%, 당기순이익(1938억 원)이 108.7% 증가했다. ㈜LS는 구리 가격이 상승한데다 해저 케이블, 초고압 케이블 등의 매출이 증가한 것 등이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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