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특히 영업이익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며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넘어섰다. 해외 수출 호조에 따른 결과인지 가격 인상분에 대한 효과인지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빙그레의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은 1124억 원으로 전년(394억 원) 대비 185.3% 증가했다.
매출도 2022년 1조2677억 원에서 1조3939억 원으로 10.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의 가파른 상승이 특히 눈에 띈다.
빙그레는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 해외 수출 호조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1~3분기 1043억 원으로, 전년 동기(818억 원) 대비 27.5% 늘었다. 빙그레는 미국, 중국, 베트남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하지만, 제품 가격 인상이 영업이익 급증의 주된 이유라는 해석도 나온다. 빙그레의 주요 제품 중 하나인 ‘바나나맛 우유’는 2021년 10월(1400원→1500원) 가격을 인상한 이후 지난해 11월 17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이어 1800원으로 한 차례 더 인상했다.
‘투게더 오리지널’은 지난해 말 현재 판매 가격은 9000원으로, 2022년 1분기(6000원)에 비해 50.0% 상승했다.
빙그레는 가격 인상 당시 원부자재값, 물류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빙그레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원유 구입단가가 kg당 2021년 1076원, 2022년 1100원, 2023년 3분기 1141원으로 상승했다. 다만, 빙그레의 원유 매입액은 2020년 1663억 원, 2021년 1644억 원, 2022년 1596억 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는 전년 동기(1189억 원) 대비 1.5% 증가한 1207억 원을 기록했다.
통상 기업들은 높은 매출원가율과 원재료비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린다. 빙그레의 지난해 3분기 매출원가율은 67.6%로 전년 동기 72.2% 대비 4.6%p 하락했다. 이는 경쟁사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롯데웰푸드 72.3%, 매일유업 72.1%, 남양유업 79.9%를 기록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급증에 대해 “해외 사업이 국내 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좋아 수출 호조가 주된 이유”라며 “지난해 폭염이 늦게까지 지속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