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제품 위주의 사업을 토대로 절반 이하의 매출원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제약사 중 가장 낮은 매출원가율이다. 한미약품은 이를 바탕으로 신약 연구개발(R&D)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미약품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원가율은 44.4%을 기록했다. 매출 1조4909억 원, 매출원가 6616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제약 빅5 가운데 가장 낮다. GC녹십자는 70.2%, 유한양행은 69.6%, 종근당은 60.3%, 대웅제약은 50.0%를 기록했다.
한미약품의 낮은 매출원가율은 높은 제품 매출 비중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품은 기업이 직접 개발, 생산해 판매하기 때문에 다른 기업의 의약품을 들여와 판매해 매출원가가 높은 상품에 비해 수익성이 좋다.
이 회사의 지난해 제품 매출은 별도 기준 국내 매출(1조4030억 원)에서 96.2%를 차지한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은 1조4909억 원으로, 전년(1조3315억 원)보다 1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207억 원으로, 2022년 1581억 원에서 39.6% 증가했다.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과 복합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이 실적을 견인했다. 로수젯은 지난해 145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사 매출의 9.8%를 차지했다. 아모잘탄은 매출 1078억 원으로, 전사 매출의 7.2%를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차별화된 자체 개발제품을 토대로 안정적 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자체 개발한 제품을 통해 얻은 이익을 R&D에 집중 투자하는 선순환 모델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매출의 10% 이상을 신약 개발을 위한 R&D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이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2021년 1615억 원에서 2023년 2050억 원으로 2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3.4%에서 13.8%로 0.4%p 상승했다.
한미약품은 현재 비만·당뇨, 항암, 면역질환, 희귀질환 영역에서 26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 3상 승인 후 2개월 만에 첫 환자 등록까지 이뤄지는 등 상용화 개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임상 종료는 2026년 상반기로 예상되며, 3년 내 국내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했다. 매출은 2023년 1분기 3612억 원에서 올해 1분기 4037억 원으로 11.8%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9억 원에서 766억 원으로 27.9%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원가율은 43.9%로 집계됐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